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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년 430회 헌혈왕…코로나도 못 막았다

29년 430회 헌혈왕…코로나도 못 막았다

손지민 기자
입력 2022-03-22 22:26
업데이트 2022-03-23 0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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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세 헌혈 정년 마친 최영돈씨
“후손들에게 본보기 되었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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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4년부터 한 해도 거르지 않고 헌혈을 해 온 최영돈씨가 22일 서울 노원구 대한적십자사 헌혈의집 중계센터에서 열린 마지막 헌혈 축하 행사에 참석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1994년부터 한 해도 거르지 않고 헌혈을 해 온 최영돈씨가 22일 서울 노원구 대한적십자사 헌혈의집 중계센터에서 열린 마지막 헌혈 축하 행사에 참석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29년간 429회. 코로나19 확산에도 꾸준히 헌혈을 멈추지 않았던 70세 노인이 ‘헌혈 정년’을 맞이하며 헌혈 인생에 마침표를 찍는다.

70세 생일을 일주일 앞둔 최영돈(70)씨는 22일 서울 노원구 대한적십자사 동부혈액원에서 생애 마지막 헌혈 기념식을 가졌다. 헌혈이 가능한 나이는 만 16세부터 69세 사이로 70세는 ‘헌혈 정년’이라 불린다. 최씨는 1994년 군복무를 마치고 소령으로 전역한 후 헌혈을 시작했다. 이후 헌혈 정년을 맞이할 때까지 매년 꾸준히 15회 이상 하다 보니 헌혈 횟수가 어느새 429회가 됐다. 오는 24일로 예정한 430회째를 마지막으로 헌혈 침대와 이별한다. 최씨는 “30회까지만, 50회까지만, 100회까지만 해야지 하다 보니 어느덧 430회가 됐다”고 소감을 밝혔다.

한국전쟁 와중 피난지인 부산에서 태어난 최씨는 중·고등학생 시절 하루도 빠짐없이 신문배달을 하며 어렵게 살았다. 공업고등학교를 졸업해 육군3사관학교를 거쳐 소위로 임관됐지만 학업의 끈을 놓지 않고 토목공학·행정학·영문학 등을 공부했다.

최씨는 오늘의 나를 있게 한 사회에 보답하겠다는 마음으로 어려운 이웃에게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헌혈도 그 일환이다. 소액 기부로 시작해 사회복지공동모금회 고액 기부자 클럽인 ‘아너 소사이어티’ 서울 9호, 전국 95호 회원이 됐다.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가 확산하면서 헌혈 발길이 줄어드는 가운데 오랜 시간 꾸준히 헌혈해 온 최씨는 단 한 번의 헌혈 기회가 남았음을 아쉬워했다. 그는 “헌혈은 건강해야 할 수 있고, 오히려 헌혈을 하면서 더 건강해지는 기분을 느꼈다”면서 “아직도 건강만큼은 자신 있는데 마지막 헌혈을 하게 된 것이 아쉽다”고 전했다. ‘헌혈왕’ 최씨의 바람은 자신의 모습이 후손들에게 좋은 귀감이 되는 것이다. 최씨는 “나도 이렇게 해냈으니 너희도 할 수 있다는 본보기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글·사진 손지민 기자
2022-03-23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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