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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사망 영아에 50배 약물 투여” 의료기록 삭제 정황 확인 (종합)

“코로나 사망 영아에 50배 약물 투여” 의료기록 삭제 정황 확인 (종합)

강주리 기자
강주리 기자
입력 2022-04-29 16:35
업데이트 2022-04-29 1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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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제주대병원 압수수색서 수정 자료 확보

경찰 “디지털포렌식으로 수정 내용 조사 중”
영아 의료기록지 수차례 수정 정황 확인
당직교수 처방 내용 2시간 만에 삭제 처리
사망 당일 의사처방·간호사 처치 모두 삭제
제주대병원 “기록 조작·은폐 없었다” 부인
A양 확정 하루 만에 11일 입원 다음날 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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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과하는 제주대병원 관계자
사과하는 제주대병원 관계자 제주대학교병원 집행부는 28일 오후 병원 2층 국제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달 코로나19 치료를 받다 숨진 12개월 영아 사건과 관련해 의료사고가 있었다고 밝히면서 사과하고 있다. 2022.4.28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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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경찰, 약물 투약사고 관련 제주대병원 압수수색
제주경찰, 약물 투약사고 관련 제주대병원 압수수색 제주대학교병원 압수수색이 진행되고 있는 28일 오전 제주대학교병원 관계자들이 28일 오전 관리행정동으로 들어가고 있다.

경찰은 지난 3월 코로나 확진 후 사망한 12개월 영아 치료 과정에서 약물 과다투약 사고가 있었다고 보고 현재 수사를 진행 중이다. 2022.4.28 뉴스1
코로나19에 확진된 12개월 영아가 기준치의 50배가 넘는 약물을 투여 받고 숨졌다는 고소장이 접수된 가운데 병원 치료 중 숨진 사건과 관련 간호사가 의사 처방과 다른 방식으로 약물을 투여했다는 의료기록이 지워진 정황이 확인됐다. 

제주경찰청은 29일 코로나19 입원 치료를 받다 숨진 12개월 영아 관련 의료기록지가 여러 차례 수정된 정황이 확인돼 수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영아 숨가빠해 당직 교수 불렀는데
처방내용 통째로 기록지서 삭제

경찰이 확보한 의료기록지 중 지난달 11일 오후 6시 58분쯤 작성된 의료기록지를 보면 환자가 오후 5시 45분부터 숨쉬기 가빠하며 울지 않고, 산소 포화도가 처음에 측정되다 측정되지 않아 주치의와 담당 교수, 당직 교수를 불렀다고 적혀 있다.

이어 환자에 대한 조치로 코를 통해 산소 5ℓ를 줬지만, 산소포화도가 80대 후반으로 체크돼 추가로 산소 10ℓ 공급했더니 산소포화도가 100으로 체크됐다고 기록됐다.
끝으로 당직 교수가 오후 6시 처방에 에피네프린 5㎎을 네뷸라이저(연무식 흡입기)를 통해 투약하라고 주문했지만 확인해보니 정맥주사로 처리, 환자 산소포화도가 떨어져 모니터링이 필요해 코로나 전담 병실로 보냈다고 적었다.

그런데 같은 날 오후 8시 59분쯤 작성된 의료기록지에서는 당직 교수의 처방 내용이 삭제됐다.

그리고 A양 사망한 뒤인 지난달 12일 오후 9시 13분쯤 작성된 의료기록지에는 의사 처방과 간호사 처치 등이 모두 통째로 없어졌다.

간호사는 환자를 다른 병실로 이동시킬 때 환자 상태를 공유하기 위해 의료기록지를 작성한다.

제주대병원의 경우 의료기록지를 작성할 때 전자서명은 필수로, 추후 수정을 해도 과거 기록은 남게 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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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대병원 압수수색 하는 경찰
제주대병원 압수수색 하는 경찰 제주경찰청이 28일 오전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고 사망한 12개월 여아에 기준치보다 50배 많은 약물을 투여했다는 혐의를 받는 제주대병원을 압수수색하고 있다. 2022.4.28 연합뉴스
경찰 제주대병원 압수수색
진료기록 원본·수정·삭제 이력 확보

경찰은 전날 제주대병원 총무과 의무기록팀 등 관련 부서에 대해 7시간 30분 동안 압수수색을 벌이고 이 같은 내용의 피해자 진료와 관련한 기록 원본뿐 아니라 기록 수정·삭제 이력을 확보했다.

강귀봉 강력범죄수사대장은 “해당 의료기록지를 포함해 의료 기록과 관련한 전자 자료와 폐쇄회로(CC)TV를 확보해 들여다보고 있다”면서 “디지털포렌식을 해봐야만 해당 의료기록지가 실제 수정된 날짜와 어떤 내용으로 수정됐는지 등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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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제주대학교병원 압수수색
경찰, 제주대학교병원 압수수색 제주경찰청 강력범죄수사대 수사관들이 28일 오전 제주대학교병원 압수수색을 위해 병원으로 들어가고 있다.

경찰은 지난 3월 코로나 확진 후 사망한 12개월 영아 치료 과정에서 약물 과다투약 사고가 있었다고 보고 현재 수사를 진행 중이다. 2022.4.28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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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대병원, 약물 투약 사고 사과 입장 발표
제주대병원, 약물 투약 사고 사과 입장 발표 강사윤 제주대학교병원 진료처장이 28일 오후 제주대학교병원에서 약물 과다 투약 사고 관련 사과 입장을 발표하고 있다.

경찰은 지난 3월 코로나19 확진 후 사망한 12개월 영아 치료 과정에서 약물 과다투약 사고가 있었다고 보고 현재 수사를 진행 중이다. 2022.4.28 뉴스1
간호사, 의사 처방과 다른 방식
약물 투약 의료사고 인정
“의료사고 날짜 착오 12일 아닌 11일”

제주대병원 측은 이에 대해 “기록 조작이나 은폐는 없었다”고 해명했다.

A양은 지난달 10일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고 재택 치료를 하다 상태가 악화해 이튿날인 11일 입원했고, 12일 숨졌다.

병원 측은 A양 치료 과정에서 담당 간호사가 의사 처방과 다른 방식으로 약물을 투여한 의료사고가 있었음을 인정했다.

당초 병원 측은 전날까지만 해도 A양이 사망한 당일인 지난달 12일 간호사가 약물을 잘못된 방식으로 투여했다고 밝혔지만, 이날 다시 확인해보니 A양 사망 전날인 지난달 11일 의료사고가 발생했다며 말을 번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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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흡곤란 생후 12개월 치료과정서
기준치 50배 ‘에피네프린’ 약물 투여

기관지 확장·심장박동수 증가시 사용
진단서엔 “심근염으로 인한 사망”

경찰은 이 A양이 입원해 치료를 받는 과정에서 투약사고 정황이 있었다는 관련 첩보와 함께 고소장을 접수하고 최근 조사에 착수했다.

고소장에 따르면 제주대병원 측은 당시 호흡곤란 증상이 있던 A양을 치료하는 과정에서 기준치의 50배가 넘는 ‘에피네프린’이란 약물을 투여했다.

에피네프린은 기관지 확장과 심정지 시 심장 박동수를 증가시킬 때 사용된다.

주사로 놓을 경우 적정량은 0.1㎎이지만, A양에게는 5㎎이나 투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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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과하는 제주대병원 관계자
사과하는 제주대병원 관계자 제주대학교병원 집행부는 28일 오후 병원 2층 국제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달 코로나19 치료를 받다 숨진 12개월 영아 사건과 관련해 의료사고가 있었다고 밝히면서 사과하고 있다. 2022.4.28 연합뉴스
당시 진단서에는 심근염으로 인한 사망이라는 의사 소견이 담겨 있었으며, 부검 등 추가 조사는 없었다.

담당 간호사는 A양 상태가 악화하자 당시 현장에 있던 동료 간호사와 약물을 과다 투여했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이를 수간호사에게 알렸다.

하지만 최종적으로 간호원장과 진료처장 등 제주대병원 집행부에는 사고 발생 나흘 뒤인 16일에야 보고됐다. 수간호사가 보고를 받고 나서 이를 담당의 등에 알렸는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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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진 영아 사망, 투약사고 정황...경찰 제주대병원 압수수색
확진 영아 사망, 투약사고 정황...경찰 제주대병원 압수수색 제주경찰청 강력범죄수사대 수사관들이 28일 오전 제주대학교병원 압수수색을 진행하고 있다.

경찰은 지난 3월 코로나 확진 후 사망한 12개월 영아 치료 과정에서 약물 과다투약 사고가 있었다고 보고 현재 수사를 진행 중이다. 2022.4.28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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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개 숙인 제주대병원 의료진들
고개 숙인 제주대병원 의료진들 제주대학교병원 강사윤 진료처장이 28일 오후 제주대학교병원에서 약물 과다투약 사고와 관련 사과 입장을 발표하고 있다. 경찰은 지난 3월 코로나 확진 후 사망한 12개월 영아 치료 과정에서 약물 과다투약 사고가 있었다고 보고 현재 수사를 진행 중이다. 2022.4.28 뉴스1
강주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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