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킬레이션 제조 공정서 시운전 중 폭발
10㎞ 떨어진 주택도 지진 같은 진동 느껴
19일 오후 8시 51분쯤 울산 울주군 온산공단 내 에쓰오일 울산공장에서 폭발 화재 사고가 발생해 불길이 치솟고 있다. 울산소방본부 제공
20일 울산소방본부에 따르면 19일 오후 8시 51분쯤 울산 울주군 온산공단 내 에쓰오일 울산공장에서 폭발 화재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협력업체 직원 1명이 사망한 것을 비롯해 4명 중상, 5명 경상 등 인명피해를 냈다. 부상자는 대부분 화상으로 확인됐다. 중상자들은 부산 화상 전문 병원으로 이송됐다.
소방당국은 전날 오후 9시 40분쯤 대응 2단계를 발령하고 소방차와 화학 차량 등 56대를 동원해 이날 오전 5시 30분까지 진화작업을 벌였다.
이날 사고는 알킬레이션(부탄을 이용해 휘발유 옥탄값을 높이는 첨가제) 제조 공정에서 발생했다. 알킬레이션 추출 공정에 사용되는 부탄 압축 밸브 정비 작업을 하던 중 폭발한 뒤 화재로 이어진 것으로 추정된다.
부탄 압축 밸브에 오작동(고착)이 확인됐고, 이를 긴급 보수한 뒤 시운전하는 과정에서 사고가 일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작업에는 에쓰오일 관계자 14명, 협력업체 직원 11명, 경비업체 직원 1명 등 모두 26명이 투입됐던 것으로 확인됐다.
소방당국은 해당 공정이 고압·고온 작업이라서 폭발 충격이 상당히 커 인근 건물 창문이 흔들렸고, 10㎞ 이상 떨어진 중구와 북구에서도 지진과 비슷한 느낌을 받았다는 주민 신고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소방당국은 이날 오전 5시 부탄 탱크를 냉각하고, 탱크에서 부탄이 모두 빠져나올 수 있도록 조치했다. 울산소방본부 관계자는 “화재가 확대하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며 “다만, 완전 진화까지는 2~3시간이 걸릴 것 같다”고 말했다.
사고가 난 알킬레이션 시설은 하루 9200배럴을 생산할 수 있다. 에쓰오일이 1500억원을 투자해 2009년 8월 완공했다. 알킬레이션은 낮은 중기압과 높은 옥탄가를 가져 고급휘발유로 바로 사용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울산 박정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