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회하는 사람 따로, 현수막 치우는 사람 따로···광화문 광장, 방치된 현수막에 몸살

집회하는 사람 따로, 현수막 치우는 사람 따로···광화문 광장, 방치된 현수막에 몸살

곽소영 기자
곽소영 기자
입력 2022-08-16 19:28
수정 2022-08-16 1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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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규모 집회 후 현수막 등 방치
옥외광고물법상 사후 규정 없어
현장 적발 어렵고 일일이 찾아다녀야
“법령으로 단속 규정 만들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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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날 2만 명 규모의 보수단체 집회가 열렸던 서울 중구 세종대로 도로변에 16일 주최 측이 철거하지 않은 현수막이 길거리에 방치돼 있다. 일부 현수막은 철거되지 않아 여전히 가로수에 묶여있는 상태로 보행자들의 시야를 가리기도 했다. 곽소영 기자
전날 2만 명 규모의 보수단체 집회가 열렸던 서울 중구 세종대로 도로변에 16일 주최 측이 철거하지 않은 현수막이 길거리에 방치돼 있다. 일부 현수막은 철거되지 않아 여전히 가로수에 묶여있는 상태로 보행자들의 시야를 가리기도 했다.
곽소영 기자
광복절 대규모 집회가 끝난 이후에도 방치된 현수막 탓에 ‘집회 후유증’은 계속되고 있다. ‘주사파 척결’, ‘사기탄핵 부정선거’ 등의 문구가 적인 형형색색의 현수막이 16일 세종대로 인도를 따라 성인 머리 높이에 줄지어 걸려 있어 보행자의 시야를 막았다. 일부 현수막은 돌돌 말린 채 거리 위에서 나뒹굴고 있었다.

직장인 구모(32)씨는 “어제는 집회 소음으로 종일 고통스러웠는데 오늘은 현수막이 여기저기 남아 있고 거리에 쌓여 있어 미관상 보기가 좋지 않다”면서 “집회를 주최한 단체가 직접 철거하지 않으면 환경 미화원이 치워야 할 텐데 집회하는 사람 따로 있고 현수막 치우는 사람 따로 있는거냐”라고 말했다.

서울시는 도로 곳곳에 걸려 있는 현수막을 치우기 위해 20여명을 투입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누가 현수막을 걸었는지 알거나 현장에서 걸다가 적발되면 집회가 끝난 후 자체적으로 철거하라고 요청할 수 있지만 어제와 같은 대형집회에서는 현장 적발이 어려워 시민의식에 기댈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광장을 재개장하면서 크기 자체가 커졌고 집회 용품이 어디에 남아있는지 광장을 돌면서 일일이 확인해야 해서 현재 인력으로는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현행 옥외광고물법은 적법한 정치활동을 위한 행사 또는 집회 등을 위해 설치하는 현수막을 허가하고 있다. 그러나 현수막을 철거하는 방식과 관련해 누가, 언제 철거해야 하는지에 관한 규정이 없어 보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최준선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명예교수는 “현행 집회·시위에 관한 법률이나 옥외광고물법에 철거 규정이 미비해 누가 현수막을 게재했는지 찾을 수 없는 등 단속에 구멍이 존재한다”며 “법령을 다듬거나 시행령으로라도 과태료 등 단속 규정을 넣어 법으로 관리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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