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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끝나고 온가족 명절 보내나 했더니 태풍이”···추석에도 걱정 태산인 수재민들

“코로나 끝나고 온가족 명절 보내나 했더니 태풍이”···추석에도 걱정 태산인 수재민들

곽소영 기자
곽소영, 최영권 기자
입력 2022-09-08 17:49
업데이트 2022-09-08 1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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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 ‘힌남노’ 타격 받은 경북
수해 복구로 한가위에도 구슬땀
“온 가족 모여 쓰러진 나무 세울 듯”
차량 침수로 상경 못하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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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일 남부 지방을 강타한 초강력 태풍 ‘힌남노’의 여파로 경북 포항시 남구 동해면에서 쪽파를 재배하는 신길호씨의 밭이 초토화된 모습. 이곳 주민은 추석 연휴에도 명절을 명절답게 보내지 못하고 복구 작업에 매달릴 수밖에 없게 됐다. 신길호씨 제공
지난 6일 남부 지방을 강타한 초강력 태풍 ‘힌남노’의 여파로 경북 포항시 남구 동해면에서 쪽파를 재배하는 신길호씨의 밭이 초토화된 모습. 이곳 주민은 추석 연휴에도 명절을 명절답게 보내지 못하고 복구 작업에 매달릴 수밖에 없게 됐다.
신길호씨 제공
남부 지방을 할퀴고 간 태풍 ‘힌남노’의 여파로 수재민은 추석 명절도 반납한 채 수해 복구에 안간힘을 쏟고 있다. 힌남노가 남긴 상처가 아물기도 전에 제12호 태풍 ‘무이파’가 발생했다는 소식이 들려오자 수재민들은 한숨부터 내쉬었다. 무이파가 한반도에 영향을 줄지는 추석 당일인 10일쯤 알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경북 포항에서 쪽파 농사를 짓고 있는 신길호(56)씨는 지난 6일 불어닥친 태풍으로 수확을 앞둔 쪽파 2t이 모두 쓰러져 2000만원 상당의 피해를 입었다.

신씨는 8일 “단전으로 마을 주민이 다 같이 만들었던 떡이나 농작물도 모두 버려야 하는데 집과 길거리의 토사를 치우느라 논밭 복구는 아직 엄두도 못 내는 상황”이라며 “코로나19로 인한 거리두기가 사라진 이번 추석 때 오랜만에 명절 분위기를 내 볼까 했는데 정전 복구율이 절반(54%) 수준이어서 온 마을 주민이 복구에 여념이 없을 것 같다”고 하소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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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일 남부 지방을 강타한 초강력 태풍 ‘힌남노’의 여파로 경북 포항시 남구 동해면의 한 산촌마을의 논밭이 흙더미가 됐다. 이곳 주민들이 서로 도와가며 피해 복구 작업에 열을 올리고 있지만 추석 연휴 기간동안 수습되기엔 피해가 막심한 상황이다. 신길호씨 제공
지난 6일 남부 지방을 강타한 초강력 태풍 ‘힌남노’의 여파로 경북 포항시 남구 동해면의 한 산촌마을의 논밭이 흙더미가 됐다. 이곳 주민들이 서로 도와가며 피해 복구 작업에 열을 올리고 있지만 추석 연휴 기간동안 수습되기엔 피해가 막심한 상황이다.
신길호씨 제공
포항에서 토마토와 시금치 등을 재배하는 금삼호(54)씨는 스마트팜 등 농경 시설물이 모두 망가지면서 7000만원 상당의 피해를 당했다. 금씨는 “하루이틀 만에 복구가 완료될 만한 피해 규모가 아니다”라며 “농경지가 강 인근에 많아 추석 안에 복구가 안 될 것 같다”고 말했다.

강풍으로 인한 낙과 피해가 컸던 경북 예천의 남병하(55)씨 과수원에선 2대째 키우는 20년 된 사과나무 182그루가 뿌리째 뽑혀 버렸다. 남씨는 “추석 대목인 데다 요즘 사과가 비싸 태풍 직전에 빨간빛이 70% 정도 돌 만큼 익은 사과 250상자를 곧 출하할 예정이었다”면서 “추석 때 가족이 모이면 쓰러진 나무를 세우고 사과에 씌워 둔 봉지를 일일이 벗겨 수확하기 바쁠 것 같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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힌남노가 휩쓸고 간 경북 예천의 남병하씨 과수원에 8일 사과나무가 뿌리째 뽑혀 있다. 추석 대목 안팎으로 출하를 앞두고 빨간 빛이 돌며 익어가던 사과들은 강풍으로 낙과해 팔기 어려워졌다. 남병하씨 제공
힌남노가 휩쓸고 간 경북 예천의 남병하씨 과수원에 8일 사과나무가 뿌리째 뽑혀 있다. 추석 대목 안팎으로 출하를 앞두고 빨간 빛이 돌며 익어가던 사과들은 강풍으로 낙과해 팔기 어려워졌다.
남병하씨 제공
서울에 사는 자영업자 전모(45)씨도 포항에 있는 시댁이 태풍으로 침수 피해를 입어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전씨는 “집에 흙탕물이 차고 오토바이나 농기계 등이 침수돼 시댁 가족이 소방관과 함께 이를 치우고 있다는데 마음이 쓰여 일이 손에 잡히지 않는다”며 “여유롭게 차례를 지내지도 못할 것 같아 명절 음식을 미리 만들어 가려 한다”고 말했다.

태풍으로 차가 침수돼 추석 때 이동을 못 하는 시민도 있다. 포항에서 직장에 다니는 이지연(29)씨는 “서울에 있는 본가로 차를 타고 이동하려 했지만 태풍으로 차량이 침수되는 바람에 상경할 방법을 다급히 찾고 있다”며 “차로 이동할 생각에 기차나 버스표도 예매해 두지 않았는데 어떻게 부모님을 뵈러 가야 할지 막막하다”고 토로했다.

최영권·곽소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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