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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왕의 초대… 23년 만에 한 송이 국화로 화답

여왕의 초대… 23년 만에 한 송이 국화로 화답

김상화 기자
김상화 기자
입력 2022-09-12 21:52
업데이트 2022-09-13 0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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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흥 명인 엘리자베스 여왕 추모

하회마을 방문 때 생일 같아 축배
金 “온화했던 미소 평생 못 잊어”
안동시, 충효당 앞 추모단서 조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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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의 서거를 애도하는 추모의 발길이 경북 안동 하회마을에서도 이어지는 가운데 1999년 여왕의 하회마을 방문 당시 생일이 같다는 인연으로 생일상에 초대돼 축하 건배를 했던 김종흥 명인이 지난 11일 여왕의 영전에 꽃을 바치고 있다. 김종흥 명인 제공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의 서거를 애도하는 추모의 발길이 경북 안동 하회마을에서도 이어지는 가운데 1999년 여왕의 하회마을 방문 당시 생일이 같다는 인연으로 생일상에 초대돼 축하 건배를 했던 김종흥 명인이 지난 11일 여왕의 영전에 꽃을 바치고 있다.
김종흥 명인 제공
“23년 전 하회마을에서 영국 여왕과 생일 축배잔을 나눈 것을 평생 잊을 수가 없습니다. 여왕님의 명복을 빕니다.”

지난 11일 경북 안동 하회마을 충효당 앞에 마련된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 추모 공간에서 하회마을 장승쟁이 타목(打木) 김종흥(67·국가무형문화재 하회별신굿탈놀이 이수자) 명인이 여왕의 영전에 국화꽃을 바치고 정성을 다해 절을 올렸다. 삼베 두루마기 차림이었다.

김 명인의 이날 영국 여왕 추모는 1999년 여왕의 하회마을 방문 당시 73세 생일을 맞은 여왕과 4월 21일 생일이 같다는 인연으로 초대돼 건배했던 소중한 인연 때문에 이뤄졌다.

김 명인은 “세계사 시간에 해가 지지 않는 나라라고 배웠던 대영제국의 상징인 여왕께 생일 축하주를 따르고 잔을 맞댈 수 있는 사람이 과연 얼마나 될까 싶은 생각에 무척 긴장했던 기억이 지금도 생생하다. 당시 여왕의 온화하고 따스했던 미소가 잊혀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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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흥 명인이 엘리자베스 2세 여왕과 축배를 들던 모습. 연합뉴스
김종흥 명인이 엘리자베스 2세 여왕과 축배를 들던 모습.
연합뉴스
김 명인이 그날 여왕과 축배를 들며 “여왕님의 생신을 진심으로 축하합니다”라는 말을 건네자 여왕은 김 명인과 술잔을 맞대며 “당신의 생일도 축하합니다”라고 답했다고 한다.

그날 김 명인은 여왕 앞에서 직접 하회별신굿 탈놀이 공연을 펼쳤고 직접 깎아 만든 양반탈과 부네탈 한 쌍을 여왕에게 선물로 전달했다.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의 서거를 애도하는 추모 물결이 안동 하회마을에서도 이어지고 있다. 하회마을은 여왕이 김대중 전 대통령의 초청으로 한국을 찾았을 때 ‘가장 한국적이고 자연스러운 모습을 보고 싶다’는 뜻에 따라 방문지로 결정돼 인연이 깊은 곳이다.

안동시는 지난 9일 여왕의 서거 소식이 전해지자 곧바로 하회마을 충효당 앞 여왕이 방문을 기념해 직접 심은 구상나무 인근에 추모단을 설치해 공식 장례 기간 동안 방문객이 애도하고 조문할 수 있도록 했다. 하회마을관리사무소 관계자는 12일 “추석 연휴 3일(9~11일)간 하회마을 방문객 9000여명 중 상당수가 추모단을 찾아 여왕의 서거를 추모하며 깊은 애도를 표했다”고 말했다.
안동 김상화 기자
2022-09-13 2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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