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폭우 사망 23명으로 늘어…수색 작업 나섰던 해병대원 실종

경북 폭우 사망 23명으로 늘어…수색 작업 나섰던 해병대원 실종

김상화 기자
김상화 기자
입력 2023-07-19 16:37
수정 2023-07-19 1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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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종 주민 1명 숨진 채 발견…시설물 피해 ‘눈덩이’에 특별재난지역 선포
애끓는 실종자 가족들…이재민, 군인 등 도움 손길에 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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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한 19일 오전 경북 예천군 한 마을에서 해병대가 복구 작업을 펼치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가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한 19일 오전 경북 예천군 한 마을에서 해병대가 복구 작업을 펼치고 있다. 연합뉴스
경북 예천에서 폭우로 실종된 주민을 찾기 위한 수색이 19일 닷새째 이어진 가운데 수색작업에 나섰던 해병대원 1명이 급류에 휩쓸려 실종됐다.

실종 주민 5명 가운데 1명이 시신으로 발견되며 이번 호우로 인한 사망자도 23명으로 늘었다. 4명은 여전히 소재 및 생사가 파악되지 않았다.

시설물과 농작물 피해는 계속 늘어나고 있다.

호우로 피해가 큰 영주, 문경, 예천, 봉화는 특별재난지역으로 우선 선포됐다.

이재민들은 완전히 부서진 집을 바라보면서 막막해하다가도 군인 등의 도움으로 희망을 놓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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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오전 경북 예천군 호명면서 수색하던 해병대 장병 1명이 급류에 휩쓸려 실종된 가운데 119구조대가 실종 지점에서 수색에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19일 오전 경북 예천군 호명면서 수색하던 해병대 장병 1명이 급류에 휩쓸려 실종된 가운데 119구조대가 실종 지점에서 수색에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 실종 해병대원 수색 중…경북 사망 23명으로 늘어

이날 수색 도중에 해병대원 1명이 실종돼 주위가 비통에 빠졌다. 오전 9시 10분쯤 예천군 호명면 황지리 내성천 보문교 일대에서 수색 작업을 하던 해병대 장병 A 일병이 급류에 휩쓸렸다.

전날부터 수색 현장에 투입된 A 일병은 동료 대원들과 대열을 맞춰 내성천에서 실종자 수색을 하다가 갑자기 강물에 빠져 수색 중이다.

오전 11시쯤에는 예천군 개포면 동송리 경진교 부근에서 폭우 당일 아내와 함께 차량을 이용해 대피하다 실종된 70대 B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 아내는 전날 용문면 제곡리 한천 일대에서 시신으로 수습됐다.

경북도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 기준 호우에 따른 도내 인명피해는 사망 23명, 실종 4명, 부상 17명이다. 지역별 사망자는 예천 13명, 영주 4명, 봉화 4명, 문경 2명이다. 사망자 피해 유형은 산사태(매몰) 16명, 주택 매몰 2명, 주택 침수(매몰) 1명, 물에 휩쓸림 4명이다. 아직 발견되지 않은 실종자 4명은 모두 예천 주민으로 산사태(매몰) 2명, 물에 휩쓸림 2명이다. 당국은 해병대원 실종자 1명은 혼선을 줄 수 있어 인명피해에 합산하지 않고 별도로 표시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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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한 19일 오전 경북 예천군 한 마을에서 주민 김동환(69) 씨가 자신이 집에서 폭우 당시 피해 상황을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가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한 19일 오전 경북 예천군 한 마을에서 주민 김동환(69) 씨가 자신이 집에서 폭우 당시 피해 상황을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 예천, 봉화, 영주, 문경 특별재난지역…경북도 추가 건의 예정

윤석열 대통령이 19일 집중호우 피해가 컸던 경북 예천군 등 13개 지자체를 특별재난지역으로 우선 선포했다. 경북은 이번 폭우로 피해가 많이 난 예천군, 봉화군, 영주시, 문경시가 포함됐다.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된 지자체는 복구비 중 지방비 부담액의 일부를 국비로 추가 지원받아 재정 부담을 덜 수 있게 된다. 경북도는 지속된 호우와 침수로 피해조사가 어려워 이번 선포에서 제외된 지역에 대해서도 피해조사를 신속하게 마무리해 선포기준을 충족하는 즉시 추가로 특별재난지역 선포를 건의할 예정이다.

● 이재민들, 도움 손길에 다시 힘내

집이 형체도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모두 부서져 복구에 엄두도 내지 못하고 힘든 나날을 보내는 이재민들은 피해를 지원하기 위해 나서준 도움의 손길에 희망을 잃지 않고 있다. 집이 완전히 파손되거나 엄청난 양의 흙더미가 밀려들어 집 안팎을 뒤덮은 상태라 어디서부터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지만, 복구 지원 인력과 자원봉사자 도움으로 다시 힘을 내고 있다. 군인과 자원봉사자들은 집마다 가득 들어찬 토사물을 퍼내거나 흙으로 덮인 길을 복구하는 작업에 연일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예천군 감천면 진평2리 김동환(69) 씨는 “육군과 해병대에서 사흘 동안 집 주변 토사물을 정리해줬다”며 연신 감사함을 표했다.

●시설물 피해 계속 늘어 눈덩이

호우로 3716가구 5630명이 일시 대피했다가 2115가구 3204명은 아직 귀가하지 못하고 있다.

공공시설 피해는 625건에 이른다. 도로 181건, 산림 토사유출 4건, 토사유출 6건, 하천 300건, 상하수도 81건, 문화재 40건, 체육시설 13건, 도서관 2건, 병원 1건 등이다.

주택은 276채가 물에 잠기거나 파손됐다. 전파 40채, 반파 33채, 침수 203채다. 영주와 고령에서 공장 2곳씩 침수됐으며 종교시설 9곳에서도 피해가 났다.

축사 26곳이 부서지거나 물에 잠겼으며 가축 10만 6558마리가 폐사했다. 농작물과 농경지 2861.5㏊가 쑥대밭이 됐다. 공공시설 응급 복구율은 도로·교량 24.3%, 하천 22.3%, 상하수도 63.0%다.

● 인력·장비 총동원 닷새째 수색·복구

소방, 경찰, 군 등 당국은 예천에서 실종된 이들을 찾기 위해 이날 인력 3천576명과 헬기, 드론 13대, 보트 11대 등 장비 1143대를 투입했다. 당국은 폭우로 피해가 집중된 지난 15일부터 전날까지 공무원, 경찰, 소방, 군, 자원봉사 등 8848명과 장비 5340명을 투입해 실종자 수색과 응급 복구를 했다.

닷새째 이어지는 당국의 사투에도 실종자 4명의 소식이 들리지 않자 실종자 가족들은 수색 대원이 철수할 때까지 현장을 지키며 속을 태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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