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 4명 중 1명 ‘심한 우울증’…16% ‘극단적 선택’ 생각

교사 4명 중 1명 ‘심한 우울증’…16% ‘극단적 선택’ 생각

최재헌 기자
최재헌 기자
입력 2023-09-05 15:20
수정 2023-09-05 1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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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교조 ‘2023 교사 직무 관련 마음 건강 실태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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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4일 오후 서울 서이초에서 열린 숨진 교사의 49재 추모제에서 교사노동조합연맹 관계자들이 1학년 6반 교실을 둘러보고 있다. 2023.9.4 홍윤기 기자
9월 4일 오후 서울 서이초에서 열린 숨진 교사의 49재 추모제에서 교사노동조합연맹 관계자들이 1학년 6반 교실을 둘러보고 있다. 2023.9.4 홍윤기 기자
서울 서초구 서이초등학교 교사 사망 사건 이후 나흘 새 3명의 교사가 잇달아 스스로 생을 마감하면서 교사들의 정신 건강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교사 4명 중 1명은 심한 우울 증상을 겪고 있으며 6명 중 1명은 극단적 선택을 생각한 적이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5일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과 녹색병원은 지난달 16~23일 전국 유·초·중·고 교사 3505명(여성 2911명·남성 587명)을 대상으로 직무 관련 마음 건강 실태조사 결과 교사의 16%는 극단적 선택을 생각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 4.5%는 구체적인 계획까지 세운 적이 있다고 답했다.

앞선 질병관리청 국민건강영양조사에서 일반 인구의 자살 생각은 3~7%, 자살 계획은 0.5~2% 수준으로 교사들의 극단 선택 위험이 일반적인 수준보다 크게 높았다.

우울척도(CESD)를 통해 교사들의 정신 건강을 조사한 결과, 4명 중 1명(38.3%)이 ‘심한 우울 증상’을 보였고 ‘경도의 우울 증상’으로 보인 비율도 24.9%에 달했다. 녹색병원이 같은 조사 도구로 일반 성인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는 심한 우울 증상 유병률은 8~10%로 교사가 일반인보다 4배가량 높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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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 연합뉴스
그래픽 연합뉴스
우울 증상을 호소하는 비율은 학부모 상담 횟수, 언어·신체 폭력 경험에 비례해 높아졌다. 실제로 설문 응답자 66.3%는 언어폭력을 경험했다고 답했고 ▲교내에서 신체 위협 및 폭력(18.8%) ▲성희롱 및 폭력(18.7%) ▲원치 않는 성적 관심(12.9%)도 경험했다.

교사에게 가해지는 가장 많은 폭력 유형인 언어폭력 가해자 절반 이상은 ‘학부모(63.1%)’였고 이어 ▲학생(54.9%) ▲교장·교감 등 관리자(31.5%) ▲동료 교사(18%) 순이었다. 신체 폭력 피해 가해자 대다수(96.5%)는 학생이었으며, 다음은 학부모(21.7%·중복 가능) 순이었다.

남성 교사보다는 여성 교사에게서 폭력 피해가 더 많이 발생했고, 학교급별로 발생하는 폭력 유형도 달랐다. 유치원 교사에서 언어폭력 피해가 더 많았고, 특수교사에서는 신체 위협 및 폭력 피해, 중등교사에게서는 성희롱 및 성적 관심 피해가 더 많았다.

전교조는 “이번 설문조사는 대한민국 교사가 이미 소진(번아웃·burnout) 상태라는 사실을 그대로 보여준다”며 “개인적 자질이나 노력으로 해결될 수 없는 사회구조적 위협요인이 분명하며 사회·국가적 지원과 대책이 뒤따라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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