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지자체와 협약 맺고 우수인력 선발
보험 가입하고 의료비 지원하며 ‘물심양면’
강원 홍천군은 외국인 계절 근로자의 민원을 신속하게 해결하기 위해 3인 1조로 이뤄진 팀을 운영했다. 사진은 지난 7월 5일 홍천군 직원들이 내면의 한 농가에서 외국인 계절 근로자, 농민과 상담하는 모습. 홍천군 제공
홍천군은 오는 17일 군농업기술센터에서 외국인 계절 근로자 운영 설명회를 개최한다고 13일 밝혔다. 설명회에는 27개 시·군 공무원 80여명이 참석해 홍천군이 외국인 계절 근로자를 운영하며 이탈률을 최소화한 노하우를 배워간다. 권상경 홍천군 농촌인력지원팀장은 “우리 군의 사례가 전국에 알려져 문의 전화와 벤치마킹 요청이 쇄도하고 있다”며 “설명회에서 차별적인 운영 방식과 전략을 상세히 소개할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홍천에서 일한 외국인 계절 근로자 926명 중 무단 이탈자는 단 2명에 불과하다. 지난해에는 545명 전원이 이탈 없이 5개월간의 근로를 마치고 고향으로 돌아갔다.
홍천군이 외국인 계절 근로자 관리에 탁월한 성과를 보이는 데는 숨은 비결이 있다. 홍천군은 협약을 맺은 필리핀의 3개 지자체가 추천하는 근로자나 지역 내 거주 중인 결혼이주자의 본국 가족을 대상으로 강도 높은 면접을 거쳐 우수한 인력을 선발한다. 중간에 브로커가 개입하는 부작용을 차단하면서 ‘믿을 만한’ 근로자를 선발하는 것이다.
외국인 계절 근로자가 입국한 뒤에는 지원을 아끼지 않는다. 외국인 계절 근로자나 농가에서 민원이 발생하면 3명이 한 개 조를 이룬 홍천군 직원들이 현장에 출동해 애로·건의사항을 듣고 해결책을 모색한다. 이들 중 1명은 결혼이주자로 통역을 담당한다.
또 외국인 계절 근로자의 의료비 부담을 줄이기 위해 민간 의료보험단체인 희년의료공제회에 단체 가입했고, 보험금 외 별도 의료비도 지급하고 있다. 이정재 농정과 주무관은 “보험금으로 의료비를 내고, 나머지 모자란 부분도 지원해 당사자가 부담할 의료비를 최대한으로 줄이고 있다”며 “외국인 근로자들이 타국에서 믿고 정을 붙일 수 있도록 물심양면으로 지원하는 게 가장 큰 비결이다”고 설명했다.
홍천군은 내년부터 외국인 계절 근로자 관리 프로그램을 가동해 관리 체계를 한층 강화한다. 홍천군이 자체 개발한 프로그램에는 외국인 계절 근로자의 신원과 농가 근무 이력 등이 담겨 보다 효율적으로 인력을 운용할 수 있다. 홍천군 관계자는 “현재 엑셀로 수작업하는 것보다 업무의 정확성이 높아지고 시간도 크게 단축된다”며 “이를 통해 아낀 행정력을 근로자 관리에 쏟아 더 나은 서비스를 펼칠 것”이라고 밝혔다.
신영재 강원 홍천군수는 지난달 26일 홍천축협 하나로마트에서 출국을 앞둔 외국인 계절 근로자들을 격려하고 환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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