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 ‘열번째 봄’ 전국 추모제…“그날을 잊지 않겠습니다”

세월호 참사 ‘열번째 봄’ 전국 추모제…“그날을 잊지 않겠습니다”

서미애 기자
서미애 기자
입력 2024-04-14 13:05
수정 2024-04-14 1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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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인천·전남·전북 등 지역추모 행사 이어져
진도팽목항 참사 10주기 코앞…전국 추모 발길
‘이별 공간’ 진도 팽목항에는 답답함·한숨 여전
광주 5·18 민주광장서 세월호 시민 분향소 운영
“되풀이되는 참사…안전관련법 제정” 한목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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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참사 10주기를 앞두고 지난 13일 오후 단원고등학교 희생자인 허다윤 학생의 아버지 허흥환 씨가 전남 진도군 맹골수도의 침몰해역을 찾아 헌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세월호 참사 10주기를 앞두고 지난 13일 오후 단원고등학교 희생자인 허다윤 학생의 아버지 허흥환 씨가 전남 진도군 맹골수도의 침몰해역을 찾아 헌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아직도 내 딸이 이 세상에 없다는 게 믿어지지 않습니다. 금당 문을 열고 들어올 것 같고, 또 그런 생각을 하는 제가 어처구니없을 때도 있습니다.”

세월호 참사 희생자인 단원고등학교 조은화 학생의 어머니 이금희 씨는 지난 13일 전남 진도군 맹골수도의 침몰해역에서 10년 전 잃어버린 딸의 이름을 외쳐 불렀다.

이씨의 곁에는 남편 조남성씨, 또 다른 희생자인 단원고 허다윤 학생의 부모인 허흥환·박은미씨 부부가 함께 했다. 조은화, 허다윤 학생은 세월호 선체가 인양된 2017년 봄 육상에서 다시 시작된 수색 끝에 뼛조각이 되어 부모의 곁으로 돌아왔다.

세월호 참사 10주기를 사흘 앞둔 이날 맹골수도 침몰해역에서는 조은화, 허다윤 학생의 유가족과 대한불교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 스님들의 선상 추모제가 엄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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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참사 10주기를 앞두고 지난  13일 오후 전남 진도군 맹골수도의 침몰해역에서 단원고등학교 희생자 학생의 유가족과 대한불교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 스님들이 선상 추모제를 엄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세월호 참사 10주기를 앞두고 지난 13일 오후 전남 진도군 맹골수도의 침몰해역에서 단원고등학교 희생자 학생의 유가족과 대한불교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 스님들이 선상 추모제를 엄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유가족과 스님들은 불교식 제례와 기도회로 세월호 참사 희생자 304명을 애도했다. 또 단원고 양승진 선생님과 남현철·박영인 학생, 일반인 승객 권재근 씨와 아들 혁규 군 등 행방불명된 미수습자 5명의 넋을 기렸다.

제례와 기도회를 마친 유가족과 스님들은 세월호 침몰 해점을 표시하는 노란색 부표 주변에 국화를 띄우며 더이상 아픔이 없는 세상을 염원했다.

세월호 참사 10주기를 앞두고 서울과 진도 그리고 광주, 인천 등 전국 곳곳에서 희생자들을 기리는 추모제가 열렸다.

서울시청 앞 광장에는 노란 리본 공작소와 노란 종이배 퍼포먼스 등 시민들이 자유롭게 참여할 수 있는 부스가 마련됐다.

4·16세월호참사가족협의회(가협)와 세월호참사10주기위원회는 13일 오후 5시 30분부터 중구 서울시청 앞 도로에서 참사 희생자들을 애도하고 유족들을 위로하는 ‘4·16 기억문화제’를 열었다. ‘세월이 지나도 우리는 잊은 적 없다’는 주제로 열린 문화제에는 주최 측 추산 5000여명(경찰 추산 3000여명)이 참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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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10주기를 앞두고 지난  12일 오전 광주 동구 5·18민주광장에 시민분향소가 설치되고 있다. 연합뉴스
세월호 10주기를 앞두고 지난 12일 오전 광주 동구 5·18민주광장에 시민분향소가 설치되고 있다. 연합뉴스
세월호 10주기를 앞두고 광주청소년기억문화제가 열린 지난 13일 오후 광주 동구 5·18민주광장에서는 안전 사회를 염원하는 집회가 열려 노란 물결이 일었다.

광장 한 가운데에는 304명의 희생자들의 이름이 적힌 노란 리본이 바람에 나부꼈다. 세월호 참사를 추모하는 문화 체험 부스 10여 개도 마련됐다.

광주시봉선청소년문화의집의 청소년들이 부른 구슬픈 추모곡이 광장을 울렸다. 또래 청소년들은 가던 길을 멈추고 ‘세월호 참사 기억’ 문구가 적힌 노란 풍선을 손에 든 채 추모에 동참했다.

이날 전북 전주시 풍남문 광장에서도 세월호 희생자를 추모하는 ‘추모 문화제’가 열렸다.

세월호참사 10주기 전북 준비위원회가 주최한 문화제는 참사 희생자 304명을 추모하고 유가족과 함께 미공개 정보 공개, 추가 진상조사 실시, 국가 책임 인정과 사과, 책임자 엄벌 등을 요구했다.

인천시청 애뜰광장에서도 ‘열 번째 봄, 내일을 위한 그리움’ 이라는 주제로 추모문화제가 열렸다.

세월호 참사 10주기 인천위원회는 세월호 참사 희생자를 추모하고, 세월호가 우리 사회에 준 과제를 시민들과 함께 되돌아보기 위해 이번 행사를 마련했다.

세월호가 출항했던 인천에는 세월호 일반인 희생자 45명 중 44명의 유골과 영정이 안치된 ‘4·16 세월호 참사 일반인 희생자 추모관’이 있다.

전남 목포와 여수, 순천 등에서도 문화제와 음악회 형식의 지역 추모 행사가 잇따라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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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목포신항에 거치된 세월호에 녹이 슬어있다. 연합뉴스
전남 목포신항에 거치된 세월호에 녹이 슬어있다. 연합뉴스
특히 천주교 단체와 성당이 대대적인 추모 행사를 연다.

한국천주교주교회의 정의평화위원회는 오는 15일 오후 2시 목포 산정동성당에서 세월호 참사 10주기 미사를 봉헌한다.

주교회의 정의평화위원회 위원장인 김선태 주교가 미사를 주례하고 광주대교구장인 옥현진 대주교와 사회주교위원회 위원장 문창우 주교 등 사제단이 공동 집전한다.

이날 미사에서는 주교회의 사회주교위원회 이름으로 ‘세월호 참사 10주기 담화문’을 발표할 예정이다.

또 오는 16일을 전후로 전국 교구별로 ‘세월호 참사 10주기 미사’와 추모 행사를 하고 광주대교구에서는 16일 성당별로 추모미사를 열기로 했다.

참사 당일인 16일 침몰 해역에서 4·16재단 관계자와 희생자 가족들이 선상 추모식을 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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