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스크린도어 수리공 사망 사망사고 발생한 서울 광진구 2호선 구의역 스크린도어에 희생자를 추모하는 메모가 붙어 있다. 손형준 기자 boltagoo@seoul.co.kr
사건을 수사하는 서울 광진경찰서 관계자는 2일 “서울메트로의 스크린도어 유지·보수 협력업체인 은성PSD의 사고 당일 작업일지를 보니 ‘2인1조’로 작업한 것으로 돼 있었다”고 밝혔다.
지난달 28일 은성PSD 소속 정비직원 김모(19)씨가 스크린도어 정비 작업을 하다 역으로 들어오는 열차를 보지 못하고 치여 숨진 결정적 이유는 주변 상황을 봐줄 동료 없이 ‘나 홀로 작업’을 했기 때문이라고 경찰은 보고 있다.
따라서 사고 당일 2인1조 작업이 이뤄졌다고 적힌 작업일지는 명백한 ‘허위’라는 게 경찰 판단이다. 이 기록이 김씨가 사고를 당한 후 작성됐다면 책임자가 자신의 과실을 은폐하고자 조작했을 개연성이 있다고 경찰은 보고 있다.
경찰은 이번 주 중으로 사고 당일 은성PSD 근무자들을 불러 해당 작업일지를 누가 작성했는지, 작성 시점이 언제인지 등을 조사할 방침이다.
은성PSD 또는 서울메트로 내부에서 사고 은폐 시도가 있었는지, 관련 부서나 책임자 간 서로 책임을 떠넘기려 한 정황이 있는지가 주된 수사 대상이다.
이상원 서울지방경찰청장은 1일 사고 현장인 구의역 스크린도어를 찾아 “사고 발생 후 업체 측의 책임 은폐 여부도 수사하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
경찰은 구의역 내 폐쇄회로(CC)TV를 분석한 결과, 김씨가 스크린도어 정비를 하러 가기 전 약 2분간 역무실에 머무른 사실도 확인했다. 경찰은 사고 당일 역무실 근무자도 조만간 불러 김씨와 어떤 대화를 나눴는지 조사할 방침이다.
서울경찰청은 구의역 사고 수사에 지능범죄수사대 경관 5명을 추가 투입한다.
경찰과 고용노동부 서울동부지청,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으로 꾸려진 합동조사단은 이번 구의역 사고 수사를 통해 철도 안전사고의 구조적 문제점까지 밝히겠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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