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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순실 2014년 전국체전 승마경기 개입 의혹

최순실 2014년 전국체전 승마경기 개입 의혹

김학준 기자
입력 2016-10-31 16:00
업데이트 2016-10-31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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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을 농단해 온 최순실(60)씨가 딸(정유라·20)이 참가한 전국체전 승마경기에도 영향력을 미쳤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2014년 10월 제주에서 치러진 전국체전은 47개 종목 가운데 유독 승마경기만 인천 수도권매립지 승마장에서 열렸다. 제주에서 열리는 전국체전 종목이 인천에서 열리는 것도 이례적이지만, 제주도가 승마경기를 치루기 위해 72억원을 들여 경기장이 신설하고도 승마경기를 치르지 못한 점이 비상식적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당시 최씨 측근으로 알려진 박모 대한승마협회 전무가 대한체육회를 움직여 승마경기 장소를 일방적으로 바꿨다는 의혹이 나온다. 승마협회는 수도권매립지공사 측에 승마경기장 사용을 요청하는 공문을 보냈으나 여의치 않자 대한체육회를 통해 재차 압박했다는 것이다.

제주도는 그래서 당시 매립지 공사에 “대한체육회 및 승마협회의 매립지 승마경기장 사용 요청이 있을 시 우리와 협의해 달라”고 요구했다. 매립지공사 또한 승마협회 요청에 거절 의사를 밝혔지만, 대한체육회까지 동원된 압박에 결국 경기 개최를 허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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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선 실세로 지목된 최순실씨가 31일 오후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으로 들어서고 있다. 2016.10.31 도준석 기자 pado@seoul.co.kr
비선 실세로 지목된 최순실씨가 31일 오후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으로 들어서고 있다. 2016.10.31 도준석 기자 pado@seoul.co.kr
수도권매립지 승마장은 전국체전이 열리기 한 달 전인 2014년 9월 정씨가 인천아시안게임 마장마술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땄던 곳이다. 인천에 사는 조모(42)씨는 “영적인 영역을 중시하는 최씨가 딸이 금메달을 딴 인천을 선호해 경기장 변경을 추진한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박종소 전북승마협회 고문은 “당시 제주도에서 전국체전 승마 경기도 열려야 하는데 인천에서 열렸다”며 “대한체육회와 승마협회에서 꼬투리를 잡기 시작했다. 마구간이 부실해서 대회를 치를 수 없다는 등 한도 끝도 없었다”고 말했다. 박 고문은 “제주도에서는 제주대학 뒤쪽으로 신설 승마장을 어느 정도 지었던 것으로 안다. 게다가 제주도가 말의 고향이기 때문에 적어도 승마는 그곳에서 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가 (승마협회 내부에서도) 있었다”고 강조했다. 그는 “박 전 전무이사와 그에게 장악된 사람들이 끝까지 반대해서 (제주도 개최가) 결국 무산됐다. 인천아시안게임이 끝나면 드림파크 승마장을 허물기로 했었는데 전국체전과 같은 대회를 유치해 허무는 것을 막으려 한 것 같다”고 덧붙였다.

승마협회는 당시 고가의 마필 운송 문제와 제주승마장의 배수시설 문제로 장소를 변경했다고 반박했다.

이 건과 관련해 제주도는 지난해 2월 승마협회와 대한체육회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냈다. 1심 재판부는 1억 8444만원을 제주도에 지급하라며 승소 판결을 내렸다. 승마협회는 이에 불복해 항소한 상태다.

더불어민주당 인천시당은 성명에서 “지금까지 정황으로 보면 최씨는 차은택처럼 승마협회에 심은 최측근 대리인을 통해 수도권매립지 승마장을 실질적으로 운영하려 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학준 기자 kimhj@seoul.co.kr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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