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명 외상 없이 숨진 채 발견…창문 막고 연탄불 피운 흔적
“빚 많아 힘들다” 유서 나와사업 실패 40대男 의식불명
경북 안동에서 일가족 4명이 숨진 채 발견돼 경찰이 조사에 나섰다.
3일 오전 10시 47분쯤 안동시 임동면 A(43·무직)씨가 세 들어 사는 농가에서 A씨 모친(69)과 형(48), 누나(46), 딸(13) 등 4명이 숨진 채 발견됐다. A씨도 입에 거품을 물고 쓰러져 있어 병원으로 옮겼으나 의식불명 상태다.
A씨 딸이 이날 등교하지 않자 교사가 집에 찾아갔다가 이들을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당시 방에서 4명이 숨져 있었고 현관 부근에서 A씨가 의식을 잃은 채 쓰러져 있었다. 숨진 이들의 몸에서는 외상 흔적이 나오지 않았으며, 외부 침입 흔적 역시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집안에서는 사업에 실패한 A씨가 쓴 것으로 보이는 “빚이 많아 힘들다. 그동안 고마웠다”는 내용이 적힌 A4용지 2장 분량의 유서가 발견됐다. A씨는 10여년 전 아내와 이혼하고 어머니와 형·누나 등과 함께 생활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또 집 가스레인지 위에는 타다 만 연탄이 올려져 있었다. 집 창문은 종이상자와 테이프로 막아 놓은 상태였다.
김재연 안동서 수사과장은 “일가족은 이날 새벽에 숨진 것으로 추정된다”면서 “유서 내용을 바탕으로 사망 경위를 수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안동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
2017-04-04 10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