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밀했던 범행 준비 과정 드러나
켜져 있던 휴대전화 꺼졌다며 집으로 유인
“관심받고 싶어” 살해 댓글 20대 검거
8살 여자 초등학생을 유인, 살해한 10대 소녀가 범행 전 휴대전화로 피해자의 하교 시간을 검색하는 등 치밀하게 범행을 준비한 사실이 드러났다.
경찰은 확보한 증거들로 미뤄 김모(17)양이 A양을 의도적으로 유인해 살해한 것으로 보고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미성년자 약취·유인 후 살인 혐의를 추가로 적용했다고 7일 밝혔다.
김양은 지난달 29일 낮 12시 45분쯤 인천시 연수구의 한 공원에서 A양을 자신의 아파트로 데려가 목 졸라 살해한 뒤 시신을 흉기로 훼손해 아파트 옥상에 유기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추가 조사 결과 김양은 A양을 공원에서 만나기 전 공원 화장실에서 휴대전화로 A양이 다니는 학교의 하교 시간과 주간 학습 안내서를 검색한 것으로 드러났다. 김양은 초기 조사에서 “A양이 엄마에게 연락하기 위해 휴대전화를 빌려 달라고 했는데 배터리가 떨어져 집 전화를 쓰게 하려고 데려왔다”고 진술했다.
그러나 경찰이 김양의 휴대전화를 디지털 포렌식(감식) 기법으로 분석한 결과 당시 휴대전화 전원이 켜져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또 김양의 자택 컴퓨터에서는 범행 이전에 ‘살인’과 ‘엽기’라는 단어를 검색한 기록이 확인됐다. 경찰 관계자는 “김양이 살인이나 엽기와 관련한 사이트에 심취해 그런 걸 실현하기 위해 범행했을 가능성이 커 보인다”면서 “김양이 본 드라마나 소설책에는 시신을 훼손하거나 현장을 치우는 내용도 들어 있었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김양이 우울증과 조현병(정신분열증)으로 치료받은 전력이 있으나 범행 동기로 보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한편 경남 함안경찰서는 이 사건 기사에 ‘나도 아이를 죽이겠다’는 등 모방범죄를 예고하는 댓글을 단 한모(22)씨를 붙잡아 협박 등의 혐의로 이날 불구속 입건했다. 한씨는 경찰조사에서 “인터넷 공간에서 관심을 받고 싶어 순간적으로 댓글을 달았다가 신고가 두려워 모두 삭제했다”고 진술했다.
인천 김학준 기자 kimhj@seoul.co.kr
함안 강원식 기자 kws@seoul.co.kr
켜져 있던 휴대전화 꺼졌다며 집으로 유인
“관심받고 싶어” 살해 댓글 20대 검거
8살 여자 초등학생을 유인, 살해한 10대 소녀가 범행 전 휴대전화로 피해자의 하교 시간을 검색하는 등 치밀하게 범행을 준비한 사실이 드러났다.
경찰은 확보한 증거들로 미뤄 김모(17)양이 A양을 의도적으로 유인해 살해한 것으로 보고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미성년자 약취·유인 후 살인 혐의를 추가로 적용했다고 7일 밝혔다.
김양은 지난달 29일 낮 12시 45분쯤 인천시 연수구의 한 공원에서 A양을 자신의 아파트로 데려가 목 졸라 살해한 뒤 시신을 흉기로 훼손해 아파트 옥상에 유기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추가 조사 결과 김양은 A양을 공원에서 만나기 전 공원 화장실에서 휴대전화로 A양이 다니는 학교의 하교 시간과 주간 학습 안내서를 검색한 것으로 드러났다. 김양은 초기 조사에서 “A양이 엄마에게 연락하기 위해 휴대전화를 빌려 달라고 했는데 배터리가 떨어져 집 전화를 쓰게 하려고 데려왔다”고 진술했다.
그러나 경찰이 김양의 휴대전화를 디지털 포렌식(감식) 기법으로 분석한 결과 당시 휴대전화 전원이 켜져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또 김양의 자택 컴퓨터에서는 범행 이전에 ‘살인’과 ‘엽기’라는 단어를 검색한 기록이 확인됐다. 경찰 관계자는 “김양이 살인이나 엽기와 관련한 사이트에 심취해 그런 걸 실현하기 위해 범행했을 가능성이 커 보인다”면서 “김양이 본 드라마나 소설책에는 시신을 훼손하거나 현장을 치우는 내용도 들어 있었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김양이 우울증과 조현병(정신분열증)으로 치료받은 전력이 있으나 범행 동기로 보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한편 경남 함안경찰서는 이 사건 기사에 ‘나도 아이를 죽이겠다’는 등 모방범죄를 예고하는 댓글을 단 한모(22)씨를 붙잡아 협박 등의 혐의로 이날 불구속 입건했다. 한씨는 경찰조사에서 “인터넷 공간에서 관심을 받고 싶어 순간적으로 댓글을 달았다가 신고가 두려워 모두 삭제했다”고 진술했다.
인천 김학준 기자 kimhj@seoul.co.kr
함안 강원식 기자 kws@seoul.co.kr
2017-04-08 9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