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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기잡기’ 폭행 만연 의료계…부장교수가 후배 길거리서 구타

‘군기잡기’ 폭행 만연 의료계…부장교수가 후배 길거리서 구타

임송학 기자
임송학 기자
입력 2017-08-14 11:46
업데이트 2017-08-14 1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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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턴, 레지던트 과정에서 자주 발생하는 의료계의 ‘군기잡기’ 폭행이 의대 교수사회까지 연결돼 물의를 빚고 있다.

전북의 한 대학병원 수련의 대물림 폭행 사건이 채 가라앉기도 전에 이번에는 A 대병원 부장교수가 후배 교수들을 길거리에서 마구잡이로 폭행한 사실이 뒤늦게 밝혀져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의사(자료 이미지)
의사(자료 이미지)
14일 A 대병원 등에 따르면 지난 7월 17일 이 병원 교육연구부장이었던 소화기내과 S 교수가 후배 교수 4명을 익산시 신동 대로변에서 30분 넘게 폭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S 교수는 이날 병원장 주제로 간담회를 겸한 저녁 식사를 마친 뒤 부장교수 중심으로 2차를 하다가 교수들끼리 언성이 높아지자 후배 교수들을 길거리로 불러 세웠다.

S 교수는 대로변 버스정류장 옆에 젊은 교수 4명을 꿇어 앉힌 뒤 발로 얼굴을 차는 등 무차별 폭력을 휘두른 것으로 알려졌다. 폭행을 당한 교수들은 얼굴이 찢기거나 멍이 들고 안경도 깨진 것으로 알려졌다.

S 교수는 다음 날 뒤늦게 사태의 심각성을 파악하고 “당시 술이 과해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며 후배 교수들에게 사과했다.

그러나 심한 폭행과 모욕을 당한 후배 교수 가운데 1명이 병원 측에 S 교수의 징계를 요구하는 등 문제를 제기했다. 대학병원 측은 2주가량 지난 뒤에야 S 교수를 보직해임하고 대학에 징계를 요구했다. 병원 측은 피해 교수들이 처벌을 원하지 않는 점을 감안해 일단 보직을 해임하는 선에서 사태 추이를 지켜보고 있다.

소화기내과 분야 권위자로 알려진 S 교수의 보직해임 배경을 두고 사건의 전말이 알려지면서 인명을 다루는 의료계의 군기잡기식 폭행을 무겁게 처벌해야 한다는 여론이 높다. 반면 피해 교수들은 사과를 받고 서로 합의한 만큼 더 이상 문제 삼고 싶지 않다는 입장이다.

A 대병원 관계자는 “이번 일은 개인 신분으로 술을 마시다 발생한 사건”이라며 “가해자와 피해자들이 모두 합의했고 사회적으로 파장이 확산되는 것을 경계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한편 전북의 B 병원 정형외과에서는 수련의 김모(34)씨가 3개월 동안 폭언, 폭행, 얼차려 등으로 시달리다 지난 2월 사직서를 제출하고 가해자의 처벌을 요구하고 나서 물의를 빚었다.

이 병원은 2년 전에도 수련의 군기잡기 폭행 사건이 발생해 집단민원이 제기됐지만 폭행 사건 피해자가 후배들을 폭행하는 대물림 문화로 이어지는 등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전주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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