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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오지 못한 가족여행… 다뉴브강의 악몽

돌아오지 못한 가족여행… 다뉴브강의 악몽

이경주 기자
이경주, 임일영, 민나리 기자
입력 2019-05-31 01:58
업데이트 2019-05-31 0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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헝가리서 한국 관광객 탄 유람선 침몰

33명 중 7명 구조·7명 사망·19명 실종
야경 투어 끝무렵 대형 크루즈에 받혀
현지 경찰 “7초 만에 침몰”… 수사 착수
文 “중요한 것은 속도”… 강경화 급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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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픔과 추모의 하얀 장미
슬픔과 추모의 하얀 장미 헝가리 부다페스트 다뉴브강의 머르기트 다리가 바라보이는 강변에 30일(현지시간) 현지 시민이 놓고 간 하얀 장미 몇 송이가 꽂혀 있다. 전날 이 다리 부근에서 한국인 관광객 33명 등 35명이 탑승한 유람선 허블레아니호가 침몰해 최소 7명이 숨지고 19명이 실종되는 참사가 발생했다.
부다페스트 연합뉴스
야경으로 유명한 헝가리 부다페스트 다뉴브강에서 29일(현지시간) 오후 9시 5분쯤 한국인 관광객 33명을 포함해 35명이 탑승한 유람선(허블레아니호)이 크루즈선(바이킹시긴호)과 충돌해 최소 7명이 숨지고 19명이 실종됐다고 외교부가 30일 밝혔다.

외교부 관계자는 “헝가리인 승무원 2명을 포함해 총 35명이 탑승한 유람선이 침몰해 한국인 7명이 구조됐고 7명이 사망했다”며 “나머지 실종자 19명에 대해서는 구조작업이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사망자 7명 중 2명의 신원은 확인됐다.

외신들은 사고가 헝가리 의회와 세체니 다리 사이 지점에서 발생했으며 허블레아니호가 사고 직후 전복돼 급류에 휘말린 듯 빠른 속도로 가라앉았다고 전했다. 유람선 탑승 한국인은 ‘참좋은여행사’가 마련한 ‘발칸 2개국+동유럽 4개국 9일’ 상품을 통해 지난 25일부터 6월 2일까지의 일정으로 부다페스트를 여행 중이었다. 사고 선박인 허블레아니호는 1949년 옛 소련에서 건조된 길이 27m의 소형 선박으로 이날은 한국인 관광객만을 위해 임대됐다.
여행사 측은 기자회견에서 “야경 투어를 거의 마치고 돌아오는 과정에서 도착까지 몇 분 남지 않았는데 갓 출발한 바이킹시긴호라는 큰 배가 허블레아니호 후미를 추돌했다고 구조자 중 한 명이 말했다”고 밝혔다.

아드리안 팔 헝가리 경찰국장은 “허블레아니호가 대형 크루즈선과 충돌한 뒤 7초 만에 침몰했다”면서 “사고 원인과 관련된 수사에 착수했다”고 말했다. 구체적인 사고 원인이 밝혀지지 않은 가운데 현지 방송은 허블레아니호와 바이킹시긴호 모두 같은 방향으로 나란히 운항하다가 머르기트 다리 기둥 밑에서 알 수 없는 이유로 허블레아니호가 방향을 트는 순간 일어났다고 전했다.

실종자 수색과 관련해 외교부는 강 하류 인접국인 크로아티아, 세르비아, 루마니아, 불가리아, 우크라이나에 협조 요청을 했다. 헝가리 당국은 사고선박 인양을 준비 중이나, 실제 작업 개시 후 인양까지는 며칠이 더 걸릴 것으로 보인다.

문재인 대통령은 사고 발생 직후 관계부처 장·차관 등이 참석한 긴급대책회의를 열고 “가장 중요한 것은 속도”라며 구조 인원·장비를 최대한 빨리 투입하도록 지시했다. 또 빅토르 오르반 헝가리 총리와 통화하고 헝가리 구조팀과 공조해 구조활동을 할 수 있게 협조해달라는 요청을 했다.

이와 관련, 정부는 실종자 수색을 위해 해군 해난구조대(SSU) 요원 등이 포함된 신속대응팀 39명을 현지에 파견했다. 신속대응팀에는 SSU 심해잠수사 작전대대 인력 7명을 포함해 해경청 6명, 국가정보원 4명, 소방청 12명, 외교부 8명, 청와대 2명 등 각 부처 인력이 망라됐다.

정부는 이와 함께 강경화 외교부 장관을 본부장으로 하는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를 구성하고 강 장관을 현지에 급파했다. 또 사망자 신원 추가 확인을 위해 지문 감식반 파견을 추진 중이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2019-05-31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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