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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 생활 힘든가요? 눈 열심히 치우세요^^” 여고생 위문편지 논란

“군 생활 힘든가요? 눈 열심히 치우세요^^” 여고생 위문편지 논란

신진호 기자
신진호 기자
입력 2022-01-12 09:33
업데이트 2022-01-12 1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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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군 장병 조롱’ 여고생 위문편지 논란
‘국군 장병 조롱’ 여고생 위문편지 논란 2022.1.11 페이스북 페이지 ‘육군훈련소 대신 전해드립니다’ 캡처
국군 장병을 조롱하는 듯한 내용이 담긴 여고생들의 위문편지가 공개돼 논란이 확산 중이다.

11일 페이스북 페이지 ‘육군훈련소 대신 전해드립니다’에 ‘군대 위문편지 근황’이라는 제목으로 사진이 올라왔다.

이 사진은 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것으로 전해졌다.

문제의 편지는 “추운 날씨에 나라를 위해 힘써서 감사합니다”라며 일반적인 위문편지 인사말로 시작했지만 곧 조롱하는 듯한 내용이 이어진다.

반 찢은 연습장에 쓴 편지엔 “고3이라 죽겠는데 이딴 행사 참여”
To 군인아저씨안녕하세요 ○○여고입니다. 추운 날씨에 나라를 위해 힘써서 감사합니다~군 생활 힘드신가요? 그래도 열심히 사세요^^
앞으로 인생에 시련이 많을 건데 이 정도는 이겨줘야 사나이가 아닐까요?

저도 이제 고3이라 죽겠는데 이딴 행사 참여하고 있으니까 님은 열심히 하세요.

군대에서 노래도 부르잖아요, 사나이로 태어나서 어쩌구~(지우래요;;)

그니까 파이팅~추운데 눈 오면 열심히 치우세요^^

2021.12.30. -○○여고 2학년-
편지는 연습장을 반 찢은 듯한 종이에 마구 휘갈긴 듯한 글씨체로 적혀 있었고, 일부 문장은 가로줄로 그어 지워져 있었다.

‘지우래요’라는 언급이 있는 것으로 보아 편지 내용에 대한 검수도 있었던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국군 장병 조롱’ 여고생 위문편지 논란
‘국군 장병 조롱’ 여고생 위문편지 논란 페이스북 페이지 ‘육군훈련소 대신 전해드립니다’
이 편지가 공개된 뒤 또 다른 장병이 받은 편지 내용도 공개됐다.

이 편지에는 “겨울인데요 군대에 샤인머스켓은 나오나요? 저는 추워서 집 가고 싶어요. 파이팅입니다”라면서 “사기를 올리는 내용이 뭐가 있나 고민했는데 아무리 생각해도 쫄? 만한 게 없는 것 같네여. 아저씨도 롤하시나여? 이건 그냥 물어봤어여”라고 적혀 있다.

특히 “아름다운 계절이니만큼 군대에서 비누는 줍지 마시고, 편안한 하루하루 되길 바랍~~”이라며 “이 편지를 받는 분껜 좀 죄송한데 집 가고 싶은 마음은 모두가 똑같을 것 같네여”라고 썼다.

‘비누 줍다’는 표현은 군대 내 성행위를 뜻하는 속된 은어다.

같은 학교 1학년이 쓴 두번째 편지 역시 앞선 편지와 같은 날짜인 지난해 12월 30일에 쓴 것으로 나와 있다.

해당 게시물에는 “군인에 대한 인식이 심각하다”, “이런 대접 받으려 나라 지키고 있나”, “그냥 쓰지 말지 저게 뭐냐”, “검수도 한 것 같은데 저걸 그대로 보냈나” 등의 격앙된 반응이 나왔다.

“학교가 봉사활동 명목으로 강제로 시켰다”
문제의 편지들이 온라인상에서 논란이 되자 해당 학교 학생으로 추정되는 네티즌들의 해명이 제기됐다.

학교에서 봉사활동 시간을 명목으로 위문편지 쓰기를 강제로 시켜 학생들이 반발심에서 저런 식의 편지를 썼다는 주장이었다.

또 ‘편지지도 각자 준비하도록 했다’는 불만도 제기됐다.

그러나 이러한 해명과 반박은 또다시 갈등을 낳았다.

‘봉사활동 1시간 부여받았으면 제대로 썼어야 하는 것 아니냐’, ‘학교에서 시켰다는 것이 군인을 조롱하거나 비하하는 내용으로 써야 할 이유는 되지 않는다’ 등의 반박이 나온 것이다.

해당 학교 학생 향한 무분별한 신상털이까지
문제는 해당 편지에 학교 이름이 그대로 공개되면서 무분별한 ‘신상털이’와 사이버폭력으로 이어졌다는 점이다.

일부 네티즌들은 단지 같은 학교 학생이라는 이유로 개인정보를 공개하거나 악의적인 사진 합성을 일삼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러한 행위는 다시 남녀 갈등으로 번져 온라인 커뮤니티 사이에서 서로를 싸잡아 비방하는 반응으로 이어졌다.
‘국군 장병 조롱’ 여고생 위문편지 논란
‘국군 장병 조롱’ 여고생 위문편지 논란 국군 장병을 조롱하는 듯한 내용이 담긴 여고생들의 위문편지가 공개돼 논란이 된 가운데 해당 학교와 학생들에 대한 비난이 쏟아지자 한 네티즌이 “모든 학생이 그렇게 쓴 것은 아니다”라며 정성껏 쓴 편지도 공개했다.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이런 가운데 같은 학교 학생이라는 한 네티즌은 정성 들여 쓴 편지를 공개하며 모든 학생이 조롱이 담긴 편지를 쓴 것은 아니라고 해명하기도 했다.

이 편지에는 한쪽에 빼곡하게 편지글이 적혀 있었고, 다른 한쪽엔 직접 그린 그림도 있었다.

이 네티즌은 “먼저 군인분들께 죄송하고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린다. 대한민국 군대가 얼마나 힘들고 군인들이 고생하는지 잘 알고 있고 항상 감사하는 마음을 가지고 있다”면서 “학교 전체를 매도하지 말아주십사 하는 마음에 댓글 작성한다”고 밝혔다.

또 이 편지 외에도 과거에 같은 학교 학생들이 정성 들여 위문편지를 쓰는 사진들도 확인되면서 해당 학교 학생들을 싸잡아 매도하면 안 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신진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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