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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눈비에도 덮개 없이 방치… 철근·자재 관리도 부실

[단독] 눈비에도 덮개 없이 방치… 철근·자재 관리도 부실

신융아 기자
신융아, 오세진, 곽소영 기자
입력 2022-01-13 22:20
업데이트 2022-01-14 0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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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식 땐 접착력 떨어져 위험한데
구청, 민원 접수하고도 “문제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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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월 21일 찍힌 광주 서구 현대산업개발 아파트 신축 공사 현장의 모습. 철근에 덮개를 씌우지 않아 철근 위에 눈이 소복이 쌓여 있다. 민원인 제공
지난해 1월 21일 찍힌 광주 서구 현대산업개발 아파트 신축 공사 현장의 모습. 철근에 덮개를 씌우지 않아 철근 위에 눈이 소복이 쌓여 있다. 민원인 제공
사고가 발생한 현대산업개발 아파트 신축 공사장과 관련해 이전에도 겨울철 철근 등 자재 관리가 부실하다는 민원이 제기됐던 것으로 13일 파악됐다.

광주 서구에 건설자재 관리 불량과 관련한 민원이 접수된 건 지난해 1월 말쯤이다. 당시 구에 제출된 사진을 보면 2021년 1월 21일 덮개를 씌우지 않은 채 한쪽에 보관된 철근이 눈에 그대로 노출된 모습이 확인된다. 2020년 12월 23일 촬영한 사진에도 철근에 받침목을 세우지 않았거나 받침목을 설치했는데도 철근 끝 부분이 땅바닥에 닿아 있는 상태로 보관돼 있었다.

국가건설기준센터의 철근공사 표준시방서에는 ‘철근 및 용접철망은 직접 땅에 닿지 않도록 하고 변형이 발생하지 않도록 적당한 간격으로 지지해 창고 내에 저장해야 한다. 야외에 쌓아 두면 방수기능이 있는 씌우개로 덮어 저장해야 한다’고 돼 있다.

하지만 당시 구는 자재관리 미흡에 대한 민원 답변서에서 “품질에 영향이 없다”면서 “벌점은 추후 균열 등 문제가 발생하면 부과하겠다”고 했다.

구는 답변 근거로 “한국건설기술연구원 등 관련 자료를 검토한 결과”라는 점을 들었다. 하지만 연구원은 이에 대해 “관련 검토 요청은 없었다”고 밝혔다. 구 관계자는 26년 전인 1996년 5월 연구원이 한 민간회사 의뢰로 답변한 자료를 제시하며 “현장에 가서 눈으로 확인한 결과 겉면에만 부식이 있어서 품질에는 문제가 없는 것으로 판단했다”고 해명했다.

전문가들은 철근이 비나 눈에 노출되거나 이물질이 묻으면 철근과 콘크리트 간 부착 기능이 떨어져 부실공사를 초래할 위험이 있다고 말한다. 대한민국산업현장교수단 최명기 교수는 “사고의 근본 원인은 품질 관리 불량으로 보인다”며 “녹이 슬면 철근의 직경이 줄어들게 되고 콘크리트와 잘 붙지 않아 취약해진다”고 말했다.
서울 신융아 기자
서울 오세진 기자
광주 곽소영 기자
2022-01-14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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