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산속서 밀렵 의심했는데 난데없이 도주
타운하우스 돌며 귀금속·외제차 등 훔친 절도범
눈길 미끄러져 차 버리고 도주했다 공항서 체포
밀렵감시단에 딱 걸린 절도범…산간서 금고 뜯다 덜미
제주지역 타운하우스 등에서 수억 원대 금품을 훔친 30대 남성이 한라산에서 훔친 금고를 뜯다 밀렵감시단원에 덜미가 잡혔다.
제주서부경찰서는 타운하우스를 돌며 귀금속 등을 훔친 혐의(절도와 주거침입)로 30대 A씨를 입건해 조사하고 있다고 7일 밝혔다. 사진은 A씨가 지난 5일 한라산에서 뜯은 훔친 금고. 2022.2.7
야생생물관리협회 제주지부 제공
제주서부경찰서는 타운하우스를 돌며 귀금속 등을 훔친 혐의(절도와 주거침입)로 30대 A씨를 입건해 조사하고 있다고 7일 밝혔다. 사진은 A씨가 지난 5일 한라산에서 뜯은 훔친 금고. 2022.2.7
야생생물관리협회 제주지부 제공
이 남성이 애써 열려던 금고 안에는 귀중품은커녕 현찰도 들어있지 않았다.
야생생물관리협회 제주지부 관계자는 지난 5일 오전 11시쯤 밀렵감시단 활동을 하던 중 제주 산간 지역을 가로지르는 산록 도로의 한 공터에서 한 남성이 산소절단기로 뭔가 작업하는 장면을 목격했다.
당시 야생동물 불법 포획 행위를 의심한 밀렵감시단원이 이 남성에게 다가가 “아저씨 뭐하세요?”라고 물었는데, 남성은 하던 작업을 멈추더니 그대로 차를 타고 도주해버렸다.
현장에는 남성이 산소절단기로 뜯어내려던 금고가 버려져 있었다.
남성은 렌터카를 타고 약 2㎞를 달아나다 눈길에 미끄러져 전신주를 들이박았고, 차 뒷바퀴가 빠져 차량으로는 더이상 도주할 수 없게 되자 차를 버리고 사라졌다.
남성의 난데없는 도주와 버려진 금고를 본 밀렵감시단이 경찰에 신고했고, 출동한 경찰은 버려진 차량 안에서 지갑을 발견, 남성의 신원을 파악할 수 있었다.
그리고 다음날인 6일 제주국제공항에서 다른 지역으로 도주하려던 30대 A씨를 검거할 수 있었다.
제주서부경찰서는 A씨를 절도와 주거침입 혐의로 입건해 조사하고 있다고 7일 밝혔다.
제주가 아닌 다른 지역 출신인 A씨는 이달 초 제주 내 타운하우스 여러 곳을 돌며 귀금속과 명품 가방·신발, 외제차 2대 등 총 2억 8000여만 상당의 금품을 훔친 혐의를 받고 있다.
A씨가 잡히는 계기가 된 금고에는 정작 현금이나 귀중품은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A씨가 타고 다니던 렌터카 안에선 그가 훔친 귀금속 등이 발견됐고, 외제차 등을 훔친 사실도 경찰 조사에서 드러났다.
경찰은 A씨가 훔친 귀금속과 그가 제주도 내에 숨겨뒀던 외제차 등을 피해자들에게 돌려줄 예정이다.
또 자세한 사건 경위와 공범 여부 등을 조사하고 A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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