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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 둘 잃고… 끝내 세상 등진 이태원 생존 고교생

친구 둘 잃고… 끝내 세상 등진 이태원 생존 고교생

김주연 기자
김주연, 최영권 기자
입력 2022-12-14 22:08
업데이트 2022-12-15 0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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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담치료 받아왔지만 숨진 채 발견
전문가 “생존자 지속적 지지 필요”
시민분향소엔 희생자 사진 첫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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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 참사 희생자 유가족이 14일 서울 이태원 광장에 마련된 시민분향소에서 두 손으로 얼굴을 감싼 채 오열하고 있다. ‘10·29 이태원 참사 유가족협의회’와 ‘시민대책회의’가 이날 설치한 분향소에는 희생자 158명 중 유가족이 동의한 76명의 영정사진이 놓였다. 홍윤기 기자
이태원 참사 희생자 유가족이 14일 서울 이태원 광장에 마련된 시민분향소에서 두 손으로 얼굴을 감싼 채 오열하고 있다. ‘10·29 이태원 참사 유가족협의회’와 ‘시민대책회의’가 이날 설치한 분향소에는 희생자 158명 중 유가족이 동의한 76명의 영정사진이 놓였다.
홍윤기 기자
이태원 참사 당일 두 명의 친구를 먼저 떠나보낸 고등학생이 숨진 채 발견됐다. 참사 40여일이 지났어도 유가족과 생존자가 겪는 고통은 쉽사리 가시지 않는 만큼 한결같은 애도와 지지가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49재를 앞두고 이태원 광장에는 희생자 영정 사진이 놓인 시민분향소가 설치됐다.

14일 경찰과 서울시교육청 등에 따르면 이태원 참사 생존자 A군은 지난 12일 오후 11시 40분쯤 서울 마포구의 한 숙박업소에서 홀로 숨진 채 발견됐다. A군은 이번 참사로 다른 학교에 다니던 친구 두 명을 잃었다. 당시 부상을 당해 병원에 옮겨졌던 A군은 이후 상담 치료를 정기적으로 받아 왔다.

전문가들은 참사 한 달이 지나면 사회적 지지가 옅어져 유가족을 비롯한 생존자들이 고립될 수 있다고 경고해 왔다. 백종우 한국트라우마스트레스학회장은 “참사 한 달 이후부터는 유가족과 생존자 등 직접 외상에 노출된 이들의 정신건강 모니터링이 중요한 시기”라면서 “스스로 상태를 잘 모르거나 절망감, 죄책감 때문에 주저하기도 하지만 도움을 요청하는 게 전혀 부끄러운 일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최해연 한국상담심리학회 공공정책위원장은 “생존자나 유가족에겐 말 한마디도 큰 상처”라며 “이를 기억하고 지속적인 관심과 기다림이 필요하다”고 했다.

‘10·29 이태원 참사 시민대책회의’는 이태원 주민, 생존자 등 10여명의 목소리를 들을 계획이다. 대책회의 관계자는 “대면 상담을 받으라는 권유를 받고도 진상 규명이 우선인데 자신을 위해 상담을 받는 게 적절한지 모르겠다는 이태원 주민도 있었다”며 “사회적 죄책감을 느낄 수 있는 구조인데 적극적 지원이 이뤄지고 있는지 우려된다”고 말했다.

이태원 광장에는 분향소가 설치됐다. 희생자의 영정 사진이 공개된 건 처음이다. 고 이지한씨의 아버지 이종철 ‘이태원 참사 유가족협의회’ 대표 등 16명의 유가족은 이날 분향소를 찾아 헌화했다. 희생자 158명 가운데 98명의 유가족이 참여했다. 희생자 76명은 이름과 얼굴이 공개됐고, 17명은 이름만 공개됐다. 참여 유가족 중 얼굴과 이름 공개를 원치 않은 5명을 포함한 65명의 영정 사진은 국화꽃 그림을 넣은 액자로 대신했다.

김주연·최영권 기자
2022-12-15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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