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녀들 숨비소리가 불안하다… 3년간 21명이 숨졌다

해녀들 숨비소리가 불안하다… 3년간 21명이 숨졌다

강동삼 기자
강동삼 기자
입력 2023-02-08 10:39
수정 2023-02-08 1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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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간 46건 안전사고…21건 심정지 최다
연령별로 70대 이상 87% 차지 주의 요망
무사안녕·풍어 기원 ‘해녀굿’ 4월까지 봉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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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뭇가사리를 공동 채집하는 해녀들의 모습. 제주도 제공
우뭇가사리를 공동 채집하는 해녀들의 모습.
제주도 제공
지난달 11일 오전 9시16분쯤 제주시 한경면 신창리 신갱물공원 방파제 인근 해상에서 조업에 나선 70대 해녀 A 씨가 물에 떴다. A씨는 동료 해녀들에 의해 구조돼 출동한 소방당국에 의해 심폐소생술 등 응급처치를 받으며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끝내 숨졌다.

제주에서 물질하던 해녀들의 숨비소리(해녀들이 물질할때 깊은 바닷속에서 해산물을 캐다가 숨이 턱까지 차오르면 물밖으로 나오면서 내뿜는 휘파람 소리)가 불안하다.

제주소방안전본부는 최근 3년간 해녀들이 물질하다가 총 46건의 안전사고가 발생했으며 이 가운데 21명이 끝내 목숨을 잃었다고 8일 밝혔다. 연도별로 보면 2020년 4명, 2021년 11명, 2022년 6명 등이다.

제주에서는 최근 3년간 총 46건의 해녀 안전사고가 발생했다. 심정지 사고가 21건(45.7%)으로 가장 많았고, 낙상 6건(13%), 현훈·훈통(어지러움) 6건(13%), 호흡곤란 5건(10.9%), 익수 3건(6.5%) 순으로 집계됐다.

연령별로는 70대 27건(58.7%), 80대 13건(28.3%), 60대 3건(6.5%) 순으로 나타났다. 특히 70세 이상에서 40명이 발생해 전체의 87%를 차지해 안전사고에 더욱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2021년말 기준 제주 해녀 3437명 중 70세 이상 2146명으로 62.4% 차지한다.

지역별로는 구좌읍 10건(21.7%)으로 안전사고가 가장 많이 발생했으며 이어 성산읍 6건(13%), 남원읍·한림읍 5건(10.9%) 순으로 나타났다.

제주소방안전본부는 3월 소라 등 작업기간과 4~6월 우뭇가사리(천초) 채집 기간이 몰려있는 상반기에 사고가 집중 발생됨에 따라 해녀 조업 중 안전사고 주의보를 조기에 발령하고 유관기관 공조 체계 강화와 출동 태세 확립 등 대응 수위를 높인다는 방침이다. 약 59%의 해녀 안전사고가 1~6월 상반기에 발생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소방안전본부는 “잠수 조업은 서로의 안전을 확인할 수 있도록 꼭 동료와 함께해야 한다”며 안전 장구 착용 및 준비운동 등 잠수 조업 시 안전 수칙을 반드시 준수해 줄 것을 당부했다.

한편 도는 해녀들의 물질 무사안녕과 풍어를 기원하는 전통 무속의례인 ‘해녀굿’을 지난 2일 우도면 서광리 어촌계를 시작으로 오는 4월까지 도내 32개 어촌계에서 봉행되고 있다. 용왕굿, 영등굿, 해신제, 수신제 등 다양한 명칭으로 불리는 해녀굿은 마을어촌계 주관으로 음력 1월 초부터 3월 초까지 약 두 달간 도내 해안가 일원에서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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