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파도 청보리밭 너머로 제주 섬 송악산과 산방선이 그림처럼 펼쳐지고 있다. 가파도 강동삼 기자
가파도 섬에서, 제주도 섬을 바라보는 풍경만큼 제주가 아름다운 곳이 있을까. 그것도 바람에 일렁이는 청보리밭에서 바라보는 송악산, 산방산을 배경 삼아 찍는 인생샷. 마치 한폭의 수채화같다. 특히 가파도에는 바다가 육지에도 있다. 청보리밭 물결이 그것이다. 짙푸른 초록빛 물결이 푸른 파도가 일렁이는 바다와 하나가 되는 곳이다. 가파도 여행은 이 풍경이 다했다.
대정읍과 가파도청보리축제위원회는 제12회 가파도 청보리축제를 8일부터 16일까지 9일간 제주 서귀포시 대정읍 가파도 일원에서 열린다고 8일 밝혔다. 축제 하루 전날인 7일 미리 가파도 청보리밭 여행을 떠나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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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파도의 또다른 바다, 청보리 바다가 푸른바다와 하나로 어우러져 한폭의 수채화가 된다. 가파도 강동삼 기자
서귀포시 대정읍 운진항에서 뱃길로 15분. 가파도 선착장에 도착했다. 섬은 낮은 자세로 관광객을 맞는다. 돌담도 낮고 지붕도 낮고 심지어 청보리밭도 바다와 수평을 이룰 정도로 낮다. 어디를 가도 한눈에 제주 섬이 병풍의 그림처럼 펼쳐진다. 사이좋은 부부처럼 풍차가 나란히 돌고 있는 모습은 생동감을 더해준다. 연인도, 부부도, 친구들도 청보리밭에선 ‘김~치’하고 웃고 있다.
4월에 제주 섬에서 또 다른 섬을 만나고 싶다면 가파도가 제격이다. 특히 선착장에서 서쪽으로 좁은 도로를 따라 펼쳐지는 청보리밭은 그야말로 가파도의 백미다. 섬의 3분의 2가량인 60만㎡에 펼쳐진단다. 유채꽃잎이 절정을 지났지만, 노란 유채밭과 짙은 초록빛 보리밭이 푸른바다와 한데 어우러져 섬 전체가 따뜻한 물감을 풀어놓은 모습에 절로 감탄사가 나오고 절로 힐링이 되는 느낌이다.
보리밭을 빠져나와 가파초등학교를 낀 마을 골목길 산책은 또다른 재미를 선사한다. 현재 가파초등학교에는 7명의 학생이 공부한단다. 유치원생 2명과 학년마다 1명씩 있는데 5학년생만 없다. 선생은 교장을 포함 4명. 학교라기 보다 홈스터디하는 느낌이다. 대부분의 아이들이 뭍에서 왔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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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파도 마을 주민들이 사는 골목길을 돌다보면 벽화와 소품가게, 호떡집, 고양이도 만나는 재미가 쏠쏠하다. 가파도 강동삼 기자
골목 곳곳 담벼락 벽화는 관광객 발길을 멈추게 한다. 테우(1960년 이전.대나무나 통나무로 엮어서 만든 배)에서 마르바리(1960~1970. 부속선 업이 작은 그물로 자리잡이)를 지나 요수바리(1970년 이후.부속선 2척 큰 그물로 자리잡이)로 이어지는 자리돔 역사가 눈길을 끈다. 가파도를 둘러싸고 있는 수중 암초 이야기도 있다. 해발고도 20.5m의 낮은 가파도를 큰비와 태풍으로 부터 온몸으로 막아내던, 가파도 암초이야기다. 제주 5개의 섬 중에 샘물이 솟은 가파도 북쪽에 위치한 상동우물의 모습에서도 가파도의 옛이야기를 들려주는 듯 하다.
가오리를 닮은 섬 가파도, 파도에 파도가 더해지는 이름을 가진 섬, 개파도의 속살과 만나는 지점이다. 벽화의 글처럼 ‘수평선에 닿은 청보리, 멀어지면 멀어질수록 더욱 다가오는 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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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에 일렁이는 청보리물결. 가파도 강동삼 기자
지나가던 마을 주민은 100여가구에 거주하는 사람은 약 150여명 정도라고 귀띔한다. 작디작은 119 서부소방소 가파전담의용소방대, 가파보건진료소, 마을회관, 사진관 등 없는 게 없이 다 있어 신기할 정도다. 심지어 모자와 스카프, 옷들을 파는 편집가게도 있다. 물론 돌담 위에 모자를 진열해놓고 직접 그린 가파도 그림, 검정꽃신 등이 돌담 아래 의자에 전시돼 시선을 붙잡는다. 집 한 귀퉁이가 매장이다. 흙빚는 여자와 나무깎는 남자의 핸드메이드 소품가게 봉그레이도 주인처럼 환하게 손님을 맞는다. 걷다가 보니 두시간이 금세 지나간다. 호떡도 유명하고 해물짬뽕도 유명하지만 호떡 한 입으로 출출한 배를 달랜다. 축제기간이어서 나가는 배편이 정해져 있는 게 아쉽다.
대정읍과 가파도청보리축제위원회가 주최·주관하는 이번 축제는 걷기와 역사문화체험, 공연 등 강종 행사로 다채롭게 펼쳐진다. 푸른 청보리밭을 걸으며 자연을 만끽할 수 있는 청보리밭 걷기, 고인돌 군락지와 마을 신당을 돌아보는 가파도 역사문화 탐방, 버스킹(거리 공연) 행사는 물론 특산품 무료시식 등이 마련된다.
전북도가 2036년 하계올림픽 유치 도전을 공식화했습니다. 전북도는 오래전부터 유치를 준비해 왔다며 자신감을 보였지만 지난해 ‘세계잼버리’ 부실운영으로 여론의 뭇매를 맞은 상황이라 유치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도 있습니다. 전북도의 올림픽 유치 여러분의 생각은 어떤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