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단체 美고발’ 각하결정문 입수
통신망 첩보 땐 한미관계 냉각 우려
野 “사람 통한 기밀유출도 색출해야”
지난 4월 불거진 미국 정보기관의 국가안보실 감청 논란과 관련, 대통령실이 “관련 내용이 휴민트(사람에 의한 첩보활동)로 획득한 정보임에도 도·감청을 통해 획득하였다고 둔갑된 것으로 보인다”는 입장을 경찰에 밝힌 사실이 뒤늦게 확인됐다.미국 정보기관의 국가안보실 감청 논란 관련, 시민단체인 615공동선언실천남측위원회가 미국 당국자들을 고발한 사건에 대해 통지한 서울 용산경찰서의 각하 결정문 발췌. ‘대통령실 입장’이란 항목에 “대통령실은 언론을 통해 NSC(국가안전보장회의) 회의가 유출되는 등 미국의 도감청 의혹을 전면 부인하고, 관련 내용이 휴민트(사람에 의한 첩보활동)로 획득한 정보임에도 도감청을 통해 획득하였다고 둔갑된 것으로 보인다는 입장이다”라고 적시했다. 김병주 의원실 제공
국가안보실 감청 논란은 지난 4월 26일 윤석열 대통령의 미국 방문을 3주 가량 앞둔 시점에 알려졌다. 미국 뉴욕타임스가 우크라이나 전쟁 상황 등을 담은 미국 정부의 기밀문서가 대량 유출됐다고 보도하면서, 유출된 문서 중 김성한 전 국가안보실장과 이문희 전 외교비서관이 우크라이나 무기지원 건에 대해 나눈 대화 내용이 포함됐다고 전했다. 이후 기밀 유출 혐의로 미 공군 방위군 소속인 잭 테세이라가 미국에서 붙잡혀 재판을 받았다.
도청 논란 폭로 직후 김태효 당시 국가안보실 1차장은 “공개된 정보의 상당수가 위조됐다는 데 대해 양국 견해가 일치한다”고 진화에 나섰다. 5월에는 조태용 국가안보실장이 국회 운영위원회에 출석해 “미국 측에서 (도청 의혹 관련) 사실이 아닌 부분이 많이 있다고 했고, 우리 1차적 내부사실 파악 결과도 부합하는 점이 있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미국 일급 기민 군사정보 기록을 온라인에 유출한 혐의를 받는 미 공군 방위군 잭 테세이라. AFP 연합뉴스
김 의원은 “한미 정상회담을 앞둔 민감한 시기 국가 안보 관련 정보가 휴민트에 의해 새 나갔다면, 관련자와 경위를 반드시 색출해 재발방지를 막아야 하는 사안”이라며 “대통령실은 지금까지의 조사 결과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한미 조사에도 적극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