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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피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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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0~11월 일본 후쿠시마 현지에서 방사성물질 오염 정도를 조사한 그린피스 방사선 방호 전문가팀(조사팀)이 후쿠시마현 나미에초 지역을 조사하는 모습. 이 지역은 2011년 3월 동일본대지진 때 발생한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사고로 마을 전체가 일본 정부로부터 ‘귀환곤란구역’으로 지정됐다가 2017년 피난 지시가 일부 해제됐다.
그린피스 제공
그린피스 제공
후쿠시마 피난 해제구역도 20배 웃돌아
산림에 쌓인 방사성 물질이 지속적 오염
“주민 복귀 중단하고 피폭 영향 조사해야”2011년 일본 후쿠시마 원전 폭발 사고가 발생한 지 9년이 지났지만 후쿠시마현 전역에서 방사선량이 상당히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도쿄올림픽 성화 출발지의 경우 사고 전에 비해 1775배 높은 방사선량이 측정됐다. 일본 정부가 방사성 오염 물질을 제거해 왔다지만 오히려 주변 지역으로 오염이 확산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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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원전 사고 전 후쿠시마현의 평균 방사선량은 시간당 0.04μSv(마이크로시버트·방사선량을 측정하는 단위)였다. 하지만 이번 조사에서 나미에 마을의 5581개 지점(산림, 주택, 제방, 도로 등)을 측정한 결과 평균 방사선량은 시간당 0.8μSv였다. 원전 사고 이전보다 20배 높은 수치다. 이타테 마을의 3651개 지점 평균 방사선량은 시간당 0.5μSv였고, 오쿠마 마을의 3263개 지점 평균 방사선량은 시간당 1.1μSv에 달했다. 세 곳 모두 일본 정부가 제시한 제염 목표치(시간당 0.23μSv)에 크게 미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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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피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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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7~8월 열릴 예정인 일본 도쿄올림픽의 성화가 출발하는 J빌리지 전경.
그린피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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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피스는 도쿄올림픽 성화가 출발하는 J빌리지에서도 조사를 진행했다. J빌리지는 원전으로부터 약 20㎞ 떨어져 있지만 측정된 방사선량은 시간당 71μSv에 달했다. 원전 사고 전과 비교했을 때 1775배나 늘어났다. 이 같은 ‘핫스폿’(방사선 고선량 지점)이 후쿠시마현 시내 중심부에서도 45곳이나 발견됐다.
그린피스 일본사무소 스즈키 가즈에는 “기상으로 인한 방사성 재오염은 향후 수백년을 걸쳐 지속될 것”이라면서 “‘모든 것이 정상화되고 있다’는 일본 정부의 표현은 현실과 다르다. 일본 정부는 제염 작업에 실패했다”고 비판했다. 그린피스는 ▲주민 복귀 중단 ▲방사능 오염 정상화 계획 구체화 ▲피폭 장기 영향 평가 실시 등을 일본 정부에 권고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2020-03-10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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