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모닝 닥터] 볼거리와 고환

[굿모닝 닥터] 볼거리와 고환

입력 2011-10-10 00:00
업데이트 2011-10-10 0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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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거리는 유행성이하선염이라는 질환으로, 발병 초기에 발열·두통·근육통과 식욕부진·구토 등의 증상이 1~2일간 나타나며, 이후 한쪽 또는 양쪽 볼이 붓는 증상이 1주일 이상 지속된다.

하지만 이런 볼거리가 남성의 고환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실제로 비뇨기과에 고환의 통증이나 부종으로 오는 환자들 중 일부는 볼거리로 인한 증상인 경우가 가끔씩 있다.

최근 병원 외래에서 15세 남아를 만났다. 오른쪽 고환이 붓고 아프다기에 상대적으로 발생 빈도가 높은 고환염이나 부고환염이겠거니 생각했다. 약을 처방하려고 얘기를 나누는데 그 애가 얼마전 학교에 볼거리가 유행했고, 자신도 볼거리에 걸려 약을 먹고 있다는 게 아닌가.

‘아뿔싸, 볼거리로 인한 고환염이겠구나.’라는 생각이 떠올랐다. 실제로 고환을 만져보니 한쪽이 많이 부어 있었고, 딱딱하게 만져지는 게 염증이 심해 보였다. 음낭초음파에서도 역시 볼거리로 인한 고환염 및 부고환염 소견이 나타났다.

이런 볼거리 고환염의 경우 최근에는 ‘IFN a2b’라고 하는 면역제를 주사하여 증상을 완화시키고 있다. 그 애에게도 면역제를 투여하면서 안정시켰더니 특별한 합병증 없이 증상이 호전되었다.

볼거리는 대부분 자연 치유되며, 따라서 치료도 대증요법이 주로 쓰인다. 그러나 볼거리로 인한 고환염도 시간이 지나면 그냥 낫겠지 하고 여겨서는 곤란하다.

고환이 위축되거나 이로 인해 불임이 올 수도 있기 때문이다.

통계적으로 대략 볼거리 환자의 20~30%에서 볼거리로 인한 고환염이 발생하고, 이 중 30%가량은 고환 위축을 경험한다.

볼거리가 주로 청소년에게 빈발하므로 이런 점에 더욱 신경을 써야 한다. 자칫 치명적인 불임의 원인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형래 강동 경희대병원 비뇨기과 교수

2011-10-10 2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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