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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재억 전문기자의 건강노트] 신종플루의 위력

[심재억 전문기자의 건강노트] 신종플루의 위력

입력 2012-02-20 00:00
업데이트 2012-02-20 0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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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작 큰 공포감은 바이러스의 위력이 아니라 ‘신종플루’라는 이름에서 왔다. 그저 그런 독감 수준의 바이러스일 뿐인데 거기다가 떠억 ‘신종’이라고 이름을 붙여놓자 사람들 생각이 달라졌다. ‘신종’을 유달리 독한 ‘별종’이나 ‘대책 없는 놈’ 쯤으로 인식한 것이다. 여기에다 연일 신문·방송이 침을 틔기며 시시콜콜 릴레이보도를 쏟아내자 사람들은 “정말 일 터지는 거 아냐?”라며 두려움을 가졌다. 실체보다 과대포장된 허상을 보고 공포감을 느낀 것이다. 지난해 이맘 때의 일이다.

물론 신종플루도 독감 정도의 위력은 갖고 있다. 엄밀하게는 그냥 독감일 뿐이다. 기존 인플루엔자보다 전파력이 강한 것이 문제라면 문제였지만…. 그 후 1년쯤 지나 냉정하게 돌이켜보니, 계절독감보다도 총체적인 위력은 떨어지는 것임이 입증됐다. 이를 두고 당시 해외에서는 세계보건기구가 개입된 ‘사기극’이라는 항의까지 터져 나오기도 했다.

세계보건기구와 특정 백신 회사가 짜고 ‘쎄게’ 한 건 터뜨렸다는 의혹이었다. ‘신종’이라는 명칭도 그렇다. 알다시피 해마다 도래하는 인플루엔자는 모두 신형이다. 바이러스가 스스로 복제해 적응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없는 듯 하자는 건 아니다. 작년이나 올해나 기저질환자 등 고위험군은 미리 경계하고, 대비하는 것이 옳다. 그러나 건강한 사람들까지 “아이고, 다 죽었다.”고 호들갑을 떨었던 지난해 같은 우매함은 털어내자는 말이다.

‘만사불여튼튼’이라고, 세상이 곧 뒤집히기라도 할듯 떠드는 것도 확실히 선전효과는 있다. 그러나 질병은 그렇게 다룰 일이 아니다. 예전 에이즈가 처음 확인됐을 때처럼 무슨 병 하나 때문에 마치 문명이 종말이라도 맞을 듯 하는 건 보기 딱하다. 지금이 ‘호환’ ‘마마’나 ‘호열자’, ‘장질부사’의 시대는 아니지 않은가. 그렇게 ‘준동’(蠢動)하는 건 미혹의 세상에서나 있는 일이지, 지식이 지배하는 요즘 같은 세상에는 어울리지 않는다. 그런 황당한 두려움보다는 차라리 손을 자주 씻는 등 개인위생을 잘 지키자고 다짐하는 게 훨씬 이익이다.

jeshim@seoul.co.kr

2012-02-20 2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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