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수술 한달 이상 늦추면 사망률 최대 1.6배↑

암수술 한달 이상 늦추면 사망률 최대 1.6배↑

입력 2012-05-28 00:00
수정 2012-05-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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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암센터 6대 암수술 환자 생존율 분석

암 환자가 1개월 이상 수술을 미룰 경우 생존율에 나쁜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 연구 결과는 특정 병원에서 수술을 받기 위해 길게는 몇 개월씩을 대기하는 국내 암환자들의 사례를 분석해 보건의료정책의 근거로 삼아야 한다는 점을 시사한 것이어서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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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술이 필요한 암 환자가 수술을 늦추면 예후가 좋지 않다는 연구 결과가 나와 주목된다. 사진은 암 수술 장면으로, 기사의 특정 내용과는 관련이 없음.  서울신문 포토라이브러리
수술이 필요한 암 환자가 수술을 늦추면 예후가 좋지 않다는 연구 결과가 나와 주목된다. 사진은 암 수술 장면으로, 기사의 특정 내용과는 관련이 없음.
서울신문 포토라이브러리


이 같은 결과는 국립암센터가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와 중앙암등록본부 자료를 근거로 2001~2005년 사이에 6대 암(위암·대장암·직장암·췌장암·폐암·유방암) 수술을 받은 환자 14만 7682명을 대상으로 분석한 연구에서 나왔다. 이 연구 자료를 서울대병원 윤영호·노동영 교수 등이 분석한 결과 암 진단 후 수술을 1개월 이상 기다린 환자는 1달 안에 수술받은 환자에 비해 유방암은 1.59배, 직장암은 1.28배, 췌장암은 1.23배, 폐암은 1.16배나 사망률이 높게 나타났다.

특히 연평균 수술 건수를 기준으로 전국의 병원을 3등분(하위·중위·상위)해 비교한 결과 상위 병원에서 1개월 이상 수술이 지연될 경우 위암·대장암·췌장암·폐암은 생존율에 큰 차이가 없었지만 직장암과 유방암은 1개월 이내에 수술받은 환자에 비해 사망률이 각각 1.2배와 1.45배 증가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 6대 암 모두 중위·하위 병원에서 수술받은 환자는 상위 병원에서 수술받은 환자에 비해 5년 생존율이 1.36~1.86배 정도 낮아 상위 병원으로 중증 질환자가 몰리는 현상이 상당한 근거가 있음을 보여줬다.

실제로 중위·하위 병원에서 1개월 이상 수술을 기다린 환자는 상위 병원에서 1개월 이내에 수술받은 환자에 비해 사망률이 위암 1.96배, 대장암 1.87배, 직장암 2.15배, 췌장암 1.78배, 폐암 2.21배, 유방암 3.81배 높게 나타났다.

이 같은 결과는 암 진료의 질을 향상시키기 위해 국가적인 차원에서 수술 건수와 수술 지연을 함께 고려하는 정책을 시급히 시행해야 한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의료진은 설명했다.

노동영(서울대암병원장) 교수는 “이미 미국 등에서는 일정 건수 이상의 수술을 하는 병원에서 암 수술을 받도록 권장하고 있다.”면서 “정부 차원에서 지역암센터를 중심으로 16개 광역시·도단위별로 특화된 암 전문병원을 육성하는 것과 함께 암 진단 후 1개월 이내에 수술을 받는 현황을 모니터링해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윤영호 교수는 “수술 건수가 많으면 수술 성과가 좋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암 환자가 큰 병원으로 몰리고 있다.”면서 “이러한 환자 집중 현상은 환자들에게 연고지를 떠나 큰 수술을 받게 하거나 수술이 지연되는 문제를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수술 지연이 심각한 정신적 스트레스를 유발하며 이런 문제가 장기적인 생존율을 낮추는 부정적 영향으로 작용하기 때문에 이를 지표로 삼아 국가적인 보건의료시스템의 정비·보완이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다.

윤 교수는 “이 조사 결과는 의료의 질에 관한 보건의료정책을 결정할 때 병원별 수술 건수와 수술 지연 기간을 모두 고려해야 한다는 점을 말한다.”고 덧붙였다. 이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인 ‘종양학연보’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심재억 전문기자 jeshim@seoul.co.kr

2012-05-28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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