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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 체질 120년간 태음인 줄고 소양인 늘었다

한국인 체질 120년간 태음인 줄고 소양인 늘었다

유용하 기자
유용하 기자
입력 2015-05-29 00:08
업데이트 2015-05-29 0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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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인 4000명 사상 체질 분석

‘사상(四象)의학’의 창시자 이제마는 1894년 펴낸 ‘동의수세보원’에서 “1개 고을에 1만명이 있다고 볼 때 태음인은 5000명, 소양인은 3000명, 소음인은 2000명 정도이고 태양인은 10명 정도에 불과하다”고 썼다.

그로부터 120여년이 흐른 지금도 한국인의 이런 체질 분포는 유효한 것일까.

정부출연 연구기관인 한국한의학연구원의 진희정 박사팀은 우리나라 사람 4000명을 대상으로 사상 체질 분포를 분석한 결과를 전통 의학 분야 국제학술지 ‘BMC 보완·대체의학’ 최신호에 발표했다.

연구진은 한의사의 1차 진단과 체질별 한약 처방을 바탕으로 다시 사상 체질을 감별하는 방법으로 4000명을 분석했다. 그 결과 태음인이 전체의 39.2%를 차지했고 소양인은 33.7%, 소음인은 27.1%의 분포를 보였다. 태양인은 거의 없었다.

19세기 말 이제마가 당시 사람들의 체질 분포를 정확한 수치로 제시했던 것은 아니지만 대략적으로 따져 볼 때 태음인은 전체 국민의 50% 수준에서 40% 수준으로 약 10% 포인트 줄어든 것으로 분석됐다. 반면 소양인과 소음인은 과거보다 증가했다. 태양인이 거의 없기는 예나 지금이나 마찬가지였다.

사상의학은 사람의 체질을 네 가지로 나눠 체질에 맞는 한의학 치료를 시행하는 우리나라 고유의 의료 모델이다. 소음인은 작고 마른 체격으로 신장 기능은 좋지만 소화기관이 약한 편이다. 태음인은 뼈대가 굵고 이목구비도 큰 편으로, 간과 위가 튼튼하지만 폐와 기관지는 약하다는 특징이 있다. 머리가 작고 둥근 소양인은 위장 기능은 좋지만 신장 기능이 약하다. 태양인은 폐 기능은 좋지만 소화 기능이 좋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연구팀은 태음인이 감소하고 소양인·소음인이 증가한 데 대해 “전쟁과 산업화 등 격변의 시기를 거치면서 인구구조가 변했기 때문”이라고 해석했다.

한국인의 체질 분포가 변하면서 관리해야 할 질환군도 달라질 것으로 예상됐다. 실제로 연구팀은 이번 연구에서 체질별로 잘 걸리는 질병의 빈도를 조사했다. 그 결과 태음인은 소음인·소양인에 비해 복부 비만이 많고 이로 인해 당뇨병·고혈압 같은 각종 성인질환 발병률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소음인의 경우 고지혈증과 뇌졸중 증상이 많고, 소양인은 당뇨병이 많았다.

진 박사는 “사상의학 체질 분포에 대한 종합적이고 객관적인 통계로는 동의수세보원 이후 처음 나온 것”이라며 “체질과 특정 질병 간의 상관관계를 밝히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2015-05-29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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