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급실서 숨진 예강이…세브란스병원이 의무기록 조작”

“응급실서 숨진 예강이…세브란스병원이 의무기록 조작”

입력 2016-11-30 13:33
수정 2016-11-30 1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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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단체연합회, ‘예강이법’ 시행 맞아 기자회견서 주장

한국환자단체연합회가 전예강(당시 9세) 양의 의료사고와 관련, 당시 예강이를 진료한 세브란스병원이 의무기록을 조작했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연합회는 30일 세브란스병원 앞에서 ‘의료사고 은폐행위 규탄 및 진료기록부 조작 방지 대책 마련 촉구 기자회견’을 개최하고 이같이 밝혔다.

이날은 중대한 의료사고가 발생했을 때는 병원 측의 동의가 없어도 의료사고 분쟁 조정 절차가 시작될 수 있도록 하는 일명 ‘신해철법’, ‘예강이법’이 시행되는 날이자 전예강 양의 생일이기도 하다.

예강이는 2014년 코피가 멈추지 않아 응급실을 찾았다가 요추천자 시술을 받던 중 쇼크로 사망했다.

연합회는 응급실에서 치료를 받는 예강이의 모습이 담긴 CCTV, 의무기록 등을 분석한 결과 수혈을 받은 시간, 응급실 내원 당시 맥박수 등이 조작됐다고 지적했다.

간호기록을 보면 수혈이 오후 12시 11분과 오후 1시 45분에 이뤄진 것으로 확인되는데 두 번 모두 동일한 혈액 번호 ‘0114032222’가 기재돼 있어 수혈시간 기록을 앞당기기 위한 허위작성이 의심된다는 게 연합회의 주장이다.

또 연합회는 응급실 내원 당시 맥박수가 간호기록과 양상관찰기록에는 137로 기록됐지만, 응급진료기록에는 80회로 기재돼 있어 상이하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했다.

맥박수가 137이면 생체징후가 극히 불안정해 신속한 수혈이 필요하지만, 맥박수가 80일 경우에는 정상수치에 해당하기 때문에 병원이 응급진료기록을 수정한 것이라고 연합회는 설명했다.

이런 주장에 대해 세브란스병원 측은 “진료기록 조작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수혈시간은 응급상황에서 간호사가 시술이 이뤄진 이후 기록을 정리해 일괄적으로 기재하며 벌어진 실수이고 나머지 의혹이 제기된 사안도 은폐를 위한 수정이나 허위작성은 절대 없다”고 해명했다.

전예강 양의 어머니 최윤주 씨는 “의무기록은 의료사고가 발생했을 때 의료인의 과실 등을 입증하는 매우 중요한 자료”라며 “환자가 아닌 의료인을 위해 의무기록을 병원이 위조하는 억울한 일로 제2의 예강이가 발생하지 않도록 해달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연합회는 진료기록부 등 의무기록을 의료인이나 의료기관이 수정할 경우 환자가 변경 전·후 기록을 모두 열람할 수 있게 하는 내용 등을 담은 법률안 제정을 촉구할 예정이다.

연합회는 “의료사고가 발생하면 진실을 은폐하기 위해 임의로 전자의무기록에 접속해 내용을 수정하는 경우가 많다”며 “의무기록이 수정되면 그 접속기록과 변경내용을 별도로 작성하거나 보관하도록 하도록 강제하는 법안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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