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이혼부부 자식간 ‘면접교섭권’ 첫 인정

법원, 이혼부부 자식간 ‘면접교섭권’ 첫 인정

입력 2013-07-10 00:00
업데이트 2013-07-10 1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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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법에 없어…”가족생활서 도출되는 헌법상 권리”

이혼한 부부의 자식들이 서로 만날 수 있는 권리인 형제간 면접교섭권을 처음으로 인정한 법원 판결이 나왔다.

수원지법 가사항소2부(부장판사 정승원)는 원모(48)씨가 전 아내 최모(49)씨의 면접교섭권을 배제하고 아이들끼리 만날 수 있게 해달라고 제기한 면접교섭권배제 청구를 받아들였다고 10일 밝혔다.

원씨와 최씨는 2007년 이혼하면서 첫째 아들(13)은 최씨가, 둘째 아들(11)은 원씨가 맡아 키우기로 하고 각자 면접교섭권을 통해 상대방이 맡은 아들을 만나곤 했다.

원씨는 그러나 최씨가 면접교섭 시간이 끝난 뒤에도 둘째 아들을 돌려보내지 않고 자신을 욕하는 등 아들과 자신을 떼어놓으려고 하자 지난해 면접교섭권배제 청구를 냈다.

1심은 원씨의 청구를 받아들이지 않았지만 최씨가 둘째 아들을 만나는 시간과 장소를 제한했다.

이에 최씨가 항소했지만 재판부는 최씨의 면접교섭권을 배제하고 형제끼리 만나는 형제간 면접교섭권을 인정했다.

재판부는 “최씨와 둘째 아들을 만나게 하는 것은 둘째 아들의 정서적, 심리적 불안을 가중시켜 양육환경을 불안하게 만들 수 있다고 보여 최씨의 면접교섭을 제한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어 “다만 둘째 아들이 형을 간절히 만나고 싶어하고 형제들이 만나는 과정에서 둘째 아들의 최씨에 대한 부정적 태도가 완화될 가능성이 있어 형제간 면접교섭을 허락한다”고 결정했다.

민법은 부모의 면접교섭권만 인정하고 형제간 면접교섭권은 인정하지 않고 있다.

재판부는 이에 대해 “형제에 대한 면접교섭권은 헌법상 행복추구권 또는 개인의 존엄을 기반으로 하는 가족생활에서 도출되는 헌법상의 권리이므로 인정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수원지법 이정원 공보판사는 “자녀의 행복을 최우선으로 하는 가정법원이 직권으로 형제들의 면접교섭권을 인정한 사례”라고 밝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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