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 차명계좌는 없다” 우발적 발언 참작 2개월 감형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차명계좌가 있다는 발언을 해 사자(死者) 명예훼손 등의 혐의로 기소된 조현오(59) 전 경찰청장에게 징역형이 확정됐다.조현오 전 경찰청장
대법원 3부(주심 민일영 대법관)는 13일 조 전 청장에 대한 상고심에서 징역 8개월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조 전 청장은 2010년 3월 서울경찰청 소속 기동단 팀장 398명을 상대로 강연을 하던 중 “노 전 대통령이 뛰어내린 바로 전날 10만원권 수표가 입금된 거액의 차명계좌가 발견됐는데 그거 때문에 뛰어내린 겁니다”라고 말해 노 전 대통령과 부인 권양숙 여사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기소됐다.
이번 사건에서는 ‘노 전 대통령의 사망 직전 거액의 차명계좌가 발견됐다’는 조 전 청장의 발언이 허위인지 여부 등이 핵심 쟁점으로 부각됐다. 이에 대해 1심은 “조 전 청장의 강의내용을 사실로 인정할 수 없고 허위사실 공표로 피해자들의 명예가 훼손됐다”면서 징역 10개월을 선고하고 법정구속했다. 그러나 방어권 보장을 이유로 구속 8일 만에 보석으로 풀러나 불구속 상태에서 항소심 재판을 받았다.
이후 2심 재판부는 원심과 마찬가지로 조 전 청장이 주장하는 거액의 차명계좌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결론지었다. 다만 당시 우발적으로 발언이 나왔고, 16대 경찰청장으로 근무하며 경찰 인사시스템을 개혁한 점 등이 참작돼 원심보다 2개월 감형됐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2014-03-14 8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