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회 “특별한 혐의 없어…여러 수사 중 하나일 뿐” 주장
검찰이 다국적 제약사의 연합 단체를 압수수색한 사실이 뒤늦게 확인됐다.13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서울 서부지검 의약품 불법 리베이트 전담수사반은 지난 8일 다국적 제약사들의 연합 단체인 한국다국적의약산업협회(KRPIA) 사무실을 압수수색했다.
한국다국적의약산업협회는 지난해 기준 총 35개 다국적 제약사를 회원으로 보유한 연구 중심 제약사들의 협회다.
그동안 검찰의 수사가 개별 기업에 한정됐던 것과 달리 다국적 제약사 연합 단체까지 확대되면서 수사가 업계 전방위적으로 퍼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ㅁ 됐다.
이번 압수수색에 대한 명확한 이유와 수사 방향은 알려지지 않고 있다. 하지만, 제약업계에서는 지난 2월 시작된 불법 리베이트 수사의 연장 선상으로 보고 있다.
당시 검찰은 한국노바티스가 제약회사와 의사 간 학술행사를 진행하는 마케팅 대행업체 등을 통해 의사들에게 리베이트를 제공했을 개연성이 있다고 보고 수사에 착수했는데, 이와 관련해 다국적의약산업협회의 공정경쟁규약 업무가 수사에 올랐다는 추정이다.
협회는 다국적제약사의 국제학술대회 지원 등이 불법 리베이트에 연루되지 않도록 중간에서 심의하는 공정거래규약을 운영하고 있다.
이와 관련, 다국적의약산업협회 관계자는 “확인해 줄 수 있는 부분이 없다”면서도 “여러 가지 수사 중 하나일 뿐 특별한 혐의가 있는 건 아니다”라고 말했다.
제약업계 역시 협회 차원의 수사는 이례적이라고 평하면서도 그 원인과 향후 수사 확대를 점치는 시각에 대해서는 말을 아끼고 있다.
한 제약업계 관계자는 “검찰이 제약사들의 연합 단체인 협회를 압수수색하는 건 흔치 않은 일”이라며 “학술행사나 마케팅 등을 지원하는 과정에서 불법 리베이트가 있었는지 여부를 수사하기 위한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새로운 일이나 수사가 확대되는 과정이라고 단언하기보다는 올해 들어 다양한 불법 리베이트가 드러나고 조사하는 과정에서 벌어진 일로 본다”며 “많은 제약사가 스스로 공정거래 자율준수 프로그램(CP)을 선언하는 등 자정 노력을 하고 있는데 리베이트 문제로 업계 전체가 폄하되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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