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체 “관례상 해외 선주에 선물”… 남상태 연임 로비 관련성 수사
강만수, 동창에 불법 대출 정황도대우조선해양이 1개에 2000만원이 넘는 최고급 명품 손목시계 파텍필립을 회삿돈으로 여러 개 사들인 정황이 포착돼 검찰이 그 행방을 추적하고 있다.
1851년 스위스에서 설립된 파텍필립은 극히 소량의 최고급 시계를 제작하는 회사로 오데마 피게, 바쉐론 콘스탄틴과 더불어 ‘세계 3대 명품 시계’ 제조사로 꼽힌다. 이 회사 손목시계는 가장 싼 것도 2000만원 이상, 비싼 것은 수십억원에 이른다. 고급 시계는 고가에 부피는 작고 환금성은 뛰어나 뒷돈을 대신하는 용도로 검찰 수사 등에 단골로 등장한다.
대우조선 측은 평소 관례상 영업 목적으로 시계를 구입해 선박을 발주한 해외 선주들에게 선물로 건네고 있다고 해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검찰은 대우조선이 영업용이라며 사들인 파텍필립 시계 중 일부가 로비 등 다른 용도로 정당한 대상이 아닌 인사에게 사용됐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보고 있다.
검찰은 대우조선 고위 관계자들이 회사 사업 목적으로 사들인 시계를 개인적으로 사용하거나 남 전 사장의 ‘연임 로비’와 관련한 선물 용도로 썼을 가능성 등을 열어 두고 수사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검찰은 남 전 사장의 연임 로비를 해 주겠다고 제안하고 나서 대우조선으로부터 2009~2011년 홍보대행비 및 자문료 등 명목으로 20억원가량을 챙긴 혐의(변호사법 위반)로 홍보대행사 뉴스커뮤니케이션스 박수환(58·여) 대표를 구속했다. 검찰은 연간 매출액이 80억원대에 이른 이 회사의 수익금 등 박 대표 주변의 자금 흐름을 광범위하게 추적하고 있다.
한편 검찰은 강만수(71) 전 산업은행장이 재직 시절인 2011년 고교 동문의 기업인 한성기업에 수십억원대 대출을 할 당시 신용등급 조작 등의 위법 정황에 대해 살펴보고 있다. 검찰은 강 전 행장이 오는 8~9일 국회 ‘조선·해운 구조조정 연석 청문회’에 증인으로 참석하는 점을 고려해 다음주쯤으로 소환 시점을 검토하고 있다.
김양진 기자 ky0295@seoul.co.kr
2016-09-05 8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