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상태·고재호 사장 시절 임명… “재임 기간 감사 실적 거의 없어”
대우조선해양 비리 수사가 중반에 접어들면서 대우조선을 둘러싸고 금융·언론·학계 등 다방면의 외부 인사들이 ‘곶감 빼먹기’를 한 정황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검찰은 경영진의 묵인하에 이들이 대우조선의 부실 초래에 관여했다고 보고 광범위한 수사를 진행 중이다.8일 검찰 등에 따르면 부패범죄특별수사단(단장 김기동 검사장)은 송희영(62) 전 조선일보 주필의 친형 송희준(64) 이화여대 교수를 수사선상에 올려놓고 대우조선과의 유착 관계 및 위법성 여부를 확인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송 교수는 남상태(66·구속 기소) 전 대우조선 사장이 임기를 마치고 고재호(61·구속 기소) 부사장이 신임 사장으로 추대될 당시 사장 추천위원회 위원장을 지냈다. 앞서 2011년 4월부터는 2년간 대우조선의 감사위원회 위원장도 역임한 것으로 알려졌다.
송 교수는 남 전 사장의 연임이 결정된 직후인 2009년 3월 대우조선 사외이사에 임명됐다. 이후 감사위원장을 맡았지만 사실상 그가 재임하던 시절 회사 업무와 재산 상태에 대한 감사 실적은 거의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송 교수가 대우조선 사장 추천위원장이나 감사위원장을 맡게 된 배경에 의문을 품고 구체적인 경위를 수사하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박수환(58·여·구속) 뉴스커뮤니케이션스 대표 위주로 보고 있지만 송 전 주필과 송 교수 등에 대해서도 제기된 의혹을 확인한 뒤 소환 조사 여부를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대우조선의 한 관계자는 “전임 사장들이 개인적 영리만 추구하는 사이 금융 관계자들과 홍보대행사 대표, 언론사 주필과 교수까지 마치 개인 회사처럼 대우조선을 이용해 왔다”며 “조선업의 미래를 위해서라도 뿌리 깊은 유착을 철저히 수사해 달라”고 말했다.
최지숙 기자 truth173@seoul.co.kr
2016-09-09 9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