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과태료재판 절차’ 공개…신고 남발 부작용 최소화 취지
법원이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김영란법) 위반자에게 과태료를 물리는 재판을 할 때 신고 내용이 부실할 경우 소속기관장에게 보완을 요구하고, 이에 따르지 않으면 처벌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영란법 위반 신고의 남발에 따른 부작용을 최소화하겠다는 취지다.법원의 과태료재판은 소속기관장이 김영란법 위반자와 위반 사실 등을 법원에 통보하면 시작된다. 통보를 받은 법원은 약식이나 정식 과태료재판에 회부한다.
법원은 이때 소속기관장에 대한 통보 보완 요구를 적극 활용할 방침이다. 부실한 심리자료만 제출하고서도 소속기관장이 보완 요구에 불응하는 경우에는 불처벌 결정을 할 방침이다.
이는 제도 초기 김영란법 위반자에 대한 무분별한 신고가 남발될 우려가 있으므로 제도의 안정적인 정착을 꾀하려는 의도로 읽힌다.
대법원 관계자는 “기관장 등 조사기관은 사건 초기 신고자료 수집 등 김영란법 등이 규정한 자료 수집 절차를 충실히 이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소속기관장은 법원에 위반자를 통보할 때 인적 사항과 위반 일시 및 장소, 방법 등을 특정한 위반 사실은 물론 ▲과태료 부과 대상으로 판단해 통보한 이유 ▲신고자와 위반자, 목격자 등의 경위서와 면담 조사서 ▲사진, 영수증 등 객관적 증거자료 등을 확보해야 한다.
이와 함께 법원은 ▲위반 사실이 명백해 당사자의 반증이 필요 없는 경우 ▲위반 사실이 객관적으로 증명돼 정당한 사유가 없음이 강하게 추정되는 경우 등 과태료 부과가 당연한 사례는 정식재판이 아닌 약식재판에 회부할 방침이다.
수수 금지 금품의 2배 이상 5배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하도록 한 ‘수수 금지 위반자’의 과태료 액수와 관련해서는 다음달 초쯤 구체적인 ‘가중적 고려요소’를 공개할 방침이다.
이두걸 기자 douzirl@seoul.co.kr
2016-10-10 9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