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끄럽고, 부끄럽다

부끄럽고, 부끄럽다

나상현 기자
나상현 기자
입력 2018-03-23 01:52
수정 2018-03-23 0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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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 구속 수감… “뇌물·다스 횡령 증거인멸 우려”

23년 만에 두 전직 대통령 동시 수감 비극 되풀이
MB “모든 것은 내 탓… 자책감” SNS에 친필 편지

이명박(77) 전 대통령이 구속 수감됐다. 1995년 전두환·노태우 전 대통령이 동시에 구속 수감된 지 23년 만에 또다시 두 명의 전직 대통령이 구치소에 갇히는 부끄러운 역사가 되풀이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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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밤 늦게 특가법상 뇌물수수 혐의 등으로 구속영장이 발부된 이명박 전 대통령이 서울동부구치소 수감을 위해 서울 강남구 논현동 자택을 나와 차량에 탑승한 뒤 침통한 표정을 짓고 있다. 도준석 기자 pado@seoul.co.kr
22일 밤 늦게 특가법상 뇌물수수 혐의 등으로 구속영장이 발부된 이명박 전 대통령이 서울동부구치소 수감을 위해 서울 강남구 논현동 자택을 나와 차량에 탑승한 뒤 침통한 표정을 짓고 있다.
도준석 기자 pado@seoul.co.kr
서울중앙지법 박범석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22일 오후 11시쯤 이 전 대통령에 대해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수수, 횡령, 조세포탈 등의 혐의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이 전 대통령은 110억원대 뇌물수수 혐의와 340억원대 비자금 조성 혐의를 받고 있다. 박 부장판사는 “범죄의 많은 부분에 대해 소명이 있고 피의자의 지위, 범죄의 중대성 및 이 사건 수사 과정에 나타난 정황에 비추어 볼 때 증거인멸의 염려가 있으므로 피의자에 대한 구속의 사유와 필요성, 상당성이 인정된다”며 구속을 결정했다. 이 전 대통령이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불출석하면서 법원은 검찰이 제출한 자료와 이 전 대통령 측 변호인이 낸 의견서를 토대로 서류 심리를 진행했다.

영장 발부 소식이 전해지자 이 전 대통령은 이날 자필로 작성한 3장짜리 입장문을 공식 페이스북에 올렸다. 이 전 대통령은 “지금 이 시간 누굴 원망하기보다는 이 모든 것은 내 탓이라는 심정이고 자책감을 느낀다”면서 “내가 구속됨으로써 나와 함께 일했던 사람들과 가족의 고통이 좀 덜어질 수 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영장이 발부되자 검찰은 곧바로 이 전 대통령이 머물고 있는 서울 강남구 논현동 자택을 찾아 영장을 집행했다. 이 전 대통령은 지난 14일 검찰에 출두해 20시간 넘게 조사를 받고 귀가한 뒤부터 외출을 삼간 채 두문불출하고 있었다. 이날 이 전 대통령 자택 근처에선 지지자를 찾기 어려웠고, 취재진과 이 전 대통령 구속을 촉구하는 시민단체 시위대만 영장이 집행될 때까지 자리를 지켰다. 법원 결정이 임박한 오후 8시쯤부터 자택에 집결했던 친이명박계 측근들은 서울동부구치소로 향하는 이 전 대통령을 배웅했다.

검찰은 향후 이 전 대통령을 상대로 추가 소환 조사나 구치소 방문조사에 나설 계획이다. 차명재산·개인비리 혐의에 비해 수사 속도가 더뎠던 이 전 대통령 재임 시절 국가기관을 동원한 정치개입 의혹 수사도 활기를 띨 전망이다.

나상현 기자 greantea@seoul.co.kr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2018-03-23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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