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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신 시술 처벌 정당’ 결정 나왔지만 소수의견 늘어, 입법 논의될까

‘문신 시술 처벌 정당’ 결정 나왔지만 소수의견 늘어, 입법 논의될까

곽진웅 기자
곽진웅 기자
입력 2022-03-31 16:36
업데이트 2022-03-31 1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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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의료인 문신 시술 처벌은 정당”
6년 전 비해 반대의견 2명 더 늘어
헌법재판소 변화 조짐 보인다는 평가
대심판정에 선 헌법재판관들
대심판정에 선 헌법재판관들 유남석 헌법재판소장을 비롯한 헌법재판관들이 헌법소원 및 위헌법률심판 선고를 위해 27일 오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으로 들어서고 있다. 2022.1.27
뉴스1
의료인에게만 문신 시술을 할 수 있도록 규정한 의료법 조항이 헌법에 어긋나지 않는다는 헌법재판소 판단이 다시 나왔다. 문신 시술을 합법화해달라는 ‘타투이스트’(문신사)의 염원이 2016년 결정 이후 또 꺾인 것이다.

다만 헌재에서도 문신 시술을 의료행위와 달리 볼 필요가 있다는 소수의견이 늘어나는 등 문신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상당히 변한 상황이라 국회에서 관련 입법 논의가 이뤄질지 주목된다.

헌재는 31일 비의료인의 의료행위를 금지한 의료법 27조 제1항이 직업선택의 자유 등 기본권을 침해한다는 헌법소원에 대해 재판관 5대4 의견으로 기각했다.

헌재는 “심판대상 조항이 비의료인의 의료행위를 전면적으로 금지한 것은 중대한 헌법적 법익인 국민의 생명권과 건강권을 보호하고 국민의 보건에 관한 국가의 보호의무를 이행하기 위한 것”이라며 “비의료인인 청구인들의 직업선택의 자유가 제한되나 이는 중요한 공익에 비해 그 침해의 정도가 중하다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무면허 의료행위자 중에서 부작용이 없이 의료행위를 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사람이 있다고 해도 구분하기는 불가능하고 다른 대안도 없다”면서 국가에서 일정한 형태의 자격인증을 할 수밖에 없는 이유를 설명했다.

김도윤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조 타투유니온지회장은 “시대에 뒤처진 결정”이라며 “헌재는 30년 전 대법원 판례에서 한 발자국도 움직이지 못했다”고 비판했다.
타투이스트들의 노동조합인 전국민주화학섬유노동조합연맹 타투유니온지회의 김도윤 지회장이 10일 서울 도봉구 서울북부지법 정문 앞에서 1인 시위를 하고 있다.
타투이스트들의 노동조합인 전국민주화학섬유노동조합연맹 타투유니온지회의 김도윤 지회장이 10일 서울 도봉구 서울북부지법 정문 앞에서 1인 시위를 하고 있다.
문신 시술을 합법화하기 위한 문신사의 요구는 번번히 법원 앞에서 좌절됐다. 1992년 대법원이 비의료인의 문신 시술을 불법으로 판단한 이래 30년 동안 이 판례가 문신 시술에 대한 법적 기준으로 통용됐다.

그럼에도 이날 헌재 결정은 위헌 의견을 낸 재판관이 늘었다는 점에서 변화의 조짐이 감지된다는 평가도 나온다. 같은 사안을 두고 2016년 헌법재판소는 7대2 기각 의견을 내놨지만 이번에는 5대4로 소수의견이 늘었다.

반대 의견을 낸 이석태·이영진·김기영·이미선 재판관은 “문신 시술은 치료목적이 아니기 때문에 다른 무면허 행위와 구분되는 만큼 최근 문신 시술에 대한 사회적 인식 변화에 따라 이를 달리 볼 필요가 있다”고 했다.

헌재 관계자는 “위헌 의견이 2명 늘었다는 측면에서 보면 재판관 인식 등 변화의 조짐이 보인다”고 설명했다.

헌재 결정을 계기로 국회에서도 문신 시술 합법화에 대한 논의가 이뤄질지 주목된다. 현재 국회에는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대표 발의한 ‘문신사법’과 같은 당 최종윤 의원이 대표 발의한 ‘문신·반영구화장문신업 및 이용자 보호에 관한 법률안’이 계류 중이다.
곽진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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