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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와 고양이 등 사체가 무더기로 발견된 경기 양평군 한 주택에 폴리스라인이 설치돼 있다. 2023.3.6 뉴시스
수원지법 여주지원 형사1단독 박종현 판사는 11일 동물보호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A(66)씨에게 이같이 선고했다.
동물보호법상 동물 학대 행위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다.
박 판사는 “이 사건 범행은 피고인이 번식 농장에서 상품성이 떨어진다고 버려진 개와 고양이를 수거해 사료와 물을 주지 않아 죽음에 이르게 했다”며 “학대 내용과 그 정도, 개체 수, 피해 동물의 고통을 고려할 때 그 죄책이 매우 중하다”고 판시했다.
이어 “피고인이 2014년 파산 선고를 받는 등 경제적으로 어렵고, 고물 처리만으로 생계가 어려운 점, 잘못을 인정하고 반성하는 점 등을 감안하더라도 엄벌은 불가피하다”며 “피고인을 법정 최고형에 처한다”고 밝혔다.
A씨는 2020년 2월부터 지난 3월까지 애완동물 번식농장 등지에서 개 1243마리와 고양이 13마리 등 총 1256마리를 넘겨받은 뒤 사료와 물을 주지 않아 굶겨 죽인 혐의로 기소됐다.
A씨는 ‘개 또는 고양이 처분’ 대가로 1만원 가량을 받고 동물을 데려온 것으로 조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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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평 개 대량 학살사건 주민대책위원회가 수원지법 여주지원에서 엄벌을 촉구하는 집회를 열고 있다. 2023.4.18 뉴시스
A씨의 집 마당이나 고무통 안에서는 개들의 사체가 백골 상태 등으로 발견됐다. A씨는 경찰 조사를 거쳐 지난달 8일 구속됐다.
이날 동물권단체 회원 10여명과 함께 재판을 방청한 김영환 케어 대표는 “동물 학대의 법정 최고형은 징역 3년으로, 학대의 심각성에 비해 그 수위가 낮다”며 “오늘 최고형 선고는 첫 사례로 의미가 크다. 이 같은 선고 사례가 늘어나야 법정형도 상향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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