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북부 다문화가정 “이젠 설준비 잘해요”

경북 북부 다문화가정 “이젠 설준비 잘해요”

입력 2010-02-11 00:00
업데이트 2010-02-11 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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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북 예천군 상리면에 사는 다문화 가정의 주부 C씨(27)는 올해로 벌써 4번째 설을 맞는다.

 3번씩이나 설을 치른 때문인지 떡국 끓이는 일쯤은 이제 눈을 감고도 할 수 있을만큼 쉬운 일이 됐다.

 지난 2006년 남편 하나만 믿고 베트남을 떠나왔던 C씨는 이듬해 겨울 처음으로 한국의 설을 맞아 차례상도 차리고 집안 어른들께 세배를 올렸다.

 베트남에서도 설 명절이 있긴 하지만 한국과는 사뭇 달라서 처음에는 적잖이 생소했다.

 무엇보다 시댁이 큰집이어서 손님을 맞는 일도 여간 신경쓰이는 게 아니었다고.

 작은 아버지 2명,시동생,시조카 등으로 다른 집에 비하면 그리 많은 편은 아니지만 그래도 어려운 시댁 식구들이긴 마찬가지다.

 C씨는 시어머니(69)는 물론 시할머니(95)까지 모시고 있는데 이번 설 준비는 시어머니와 함께 장을 보면서 그럭저럭 마쳤다.

 여느 해 설 무렵마냥 이미 가래떡을 썰어 놓고 차례상 준비를 하는 모습은 영락없는 한국 주부다.

 다만 한 가지 아쉬운 게 있다면 한국 주부마냥 설 연휴에 친정을 찾지 못한다는 사실이다.

 2년 전에 베트남 집을 찾아간 뒤로 아직 친정 나들이 계획을 세우지 못했다.

 이번 설은 아니더라도 추석이나 내년 설에는 딸(5)과 남편(39)을 데리고 친정을 다녀왔으면 좋겠다며 수줍게 웃었다.

 그런가 하면 이번 설을 긴장 속에 보내야 하는 다문화 가정 주부도 있다.

 안동시 임동면에 시집 온 베트남 출신 B(22)씨는 작년 봄 한국으로 시집 온 뒤에 처음으로 설을 맞는다.

 작년 가을 추석을 지냈던 터라 한국 명절이 어떤 것인지 어렴풋이 느낄 수 있지만 그래도 추운 겨울에 맞는 설 명절은 또 어떤 날일까 궁금하다.

 시부모는 물론 시아주버니 2명,시누이 2명,그 외 친척들 포함해 족히 수 십명이 되는 일가 사람들을 맞이한다고 하니 적잖이 걱정되기도 한다.

 그러나 든든한 남편(35)과 자상한 시부모님이 계셔서 이번 설도 잘 보낼 수 있을 것 같다.

 B씨는 ”설 아침에 어른들께 세배를 올려야 한다고 해서 연습을 많이 했다“라며 ”온 가족이 모여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날이라고 하니 기대가 크다“라고 말했다.

 이처럼 다문화 가정 주부가 많이 늘어나면서 경북 북부지역에는 안동시 390여명,예천군 250여명 등 1천여명에 달해 요즘 같은 때에 시골 장터에서 설맞이 장을 보는 이들의 모습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이들은 나이 든 시어머니와 함께 설 준비를 하면서 한국의 명절 풍습을 익히고 있다.

 안동시 관계자는 ”다문화 가정 주부가 없다면 우리 고유의 명절도 명맥을 유지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며 ”그런 점에서 먼 타국에서 우리나라로 시집 온 이들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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