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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으면 죽는’ 몽골환자 국내병원 입원한뒤…

‘웃으면 죽는’ 몽골환자 국내병원 입원한뒤…

입력 2012-09-04 00:00
업데이트 2012-09-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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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압 치솟으며 뇌에 압력…삼성병원, 몽골 교사 완치

함부로 웃다가는 생명을 잃을 수 있어 ‘목숨을 걸고’ 웃어야 하는 병이 있다. 바로 ‘아놀드 키아리 증후군’이다. 지난해 영국인 환자 캐럴린 기븐스(23)의 사례가 알려져 세계적인 관심을 끌었던 바로 그 병이다. 웃을 때 높아진 혈압이 뇌에 영향을 미쳐 생명을 위협하는 질환이다.

강북 삼성병원.
강북 삼성병원.
이 질환을 가진 환자가 국내에서 성공적으로 치료를 받아 화제다. 몽골에서 고등학교 교사로 일하던 이네비시(53·여)는 10여년 전부터 왼팔에 통증을 느끼기 시작했다. 하지만 몽골의 의료 수준이 낙후한 데다 살림도 넉넉하지 않아 진료조차 받지 못하고 지냈다. 병명도 몰랐다. 그런데 3개월 전부터 증상이 심해져 걷는 것은 물론 물컵도 들지 못하게 됐다. 자신이 앓고 있는 병이 난치성 희귀병인 아놀드 키아리 증후군이라는 사실을 이 무렵에야 알았다.

이 질환은 뇌에서 시작되지만 아직까지 발병 원인이 규명되지 않고 있다. 다만 소뇌의 일부가 비대해지면서 돌출해 뇌로 가는 척수액의 흐름을 막는다고 알려졌을 뿐이다. 흐름이 막힌 척수액은 척수와 뇌 사이의 빈 공간으로 몰려 물주머니를 만들게 된다. 또 돌출한 소뇌의 일부가 비대해지면서 두개골 아래쪽으로 뇌 조직이 자랄 수도 있다. 대표적인 증상은 목의 통증과 함께 나타나는 심한 두통과 피로감, 시력 상실, 성대 마비와 말단부 저림 등이다. 증상이 심하면 웃을 때 혈압이 치솟으면서 뇌에 압력이 가해져 목숨을 잃는다.

이네비시는 지속적인 전신 통증과 바늘로 찌르는 듯한 이상감각, 사지에 힘이 빠지는 증상 등을 보였다. 몽골에서 다발성 척수낭종으로 진단됐지만 치료는 물론 원인조차 알 수 없었다. 이런 가운데 서울 강북삼성병원에 그의 소식이 알려져 치료의 길이 열리게 됐다. 강북삼성병원은 2006년부터 몽골과 협약을 맺고 의사 연수 및 봉사활동을 지속적으로 펴 오고 있다.

이 병을 치료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수술이다. 지난달 13일 입국한 그는 신경외과 진료에서 아놀드 키아리 증후군으로 확진을 받아 17일 수술을 받았다. 의료진은 뇌와 척수의 연결부인 두개골 기저부의 대후두공을 확장시킨 데 이어 뇌 경막을 열고 뇌와 척수 연결 부위의 유착을 제거해 척수 통로를 확보했다. 수술은 성공적으로 끝나 최근 건강하게 퇴원했다. 수술을 담당한 신현철 신경외과 교수는 “이네비시의 경우 소뇌의 돌출이 두드러졌는데 수술을 통해 이런 문제를 모두 해결했다.”면서 “자칫 목숨을 잃을 수 있는 상황이었지만 수술이 잘 끝나 정상적인 생활을 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심재억 전문기자 jesh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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