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찰전기 이용 ‘인공 달팽이관’ 기술 세계 첫 개발

마찰전기 이용 ‘인공 달팽이관’ 기술 세계 첫 개발

유용하 기자
유용하 기자
입력 2016-06-13 22:56
수정 2016-06-14 0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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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터리 충전 필요 없는 인공기저막… DGIST “정상인과 같은 청력 가능”

보청기를 착용해도 들리지 않는 고도 난청환자들은 인공와우(달팽이관)를 이식하는 수술을 받는다. 기존의 인공와우 장치는 귀 뒤쪽에 장착해야 하는 불편함과 잦은 배터리 충전, 비싼 유지비 등이 걸림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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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홍수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로봇공학전공 교수
최홍수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로봇공학전공 교수
국내 연구진이 마찰전기를 이용한 인공 달팽이관의 핵심기술을 세계 최초로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로봇공학전공 최홍수 교수와 아주대병원 이비인후과 장정훈 교수 공동연구진은 마찰전기를 이용해 음성을 분리하고 배터리 충전이 필요 없는 ‘인공기저막’(TEABM)을 개발해 바이오 소재 분야 국제학술지 ‘어드밴스드 헬스케어 머티리얼스’ 9일자에 발표했다.

이전에도 인공와우의 단점을 개선하기 위해 소리의 압력에 반응하는 압전물질을 이용한 인공기저막 개발이 시도됐지만 감도가 낮아 청력 향상에 도움이 되지 못했으며 압전물질 생산 공정도 복잡했다.

연구진은 플라스틱의 일종인 폴리이미드 필름과 알루미늄 필름을 붙이는 비교적 간단한 방법으로 이들 사이에서 발생하는 마찰전기가 특정 음성주파수에 반응하도록 한 TEABM을 만들었다. 이번에 개발된 TEABM은 낮은 목소리의 주파수에도 반응하는 등 감도가 기존의 것보다 7배 이상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았을 뿐만 아니라 장치를 작동시키기 위한 전원도 필요 없다는 장점을 갖고 있다. 연구진은 실제로 생쥐의 청력을 손상시킨 뒤 이번 장치를 장착해 실험한 결과 청력 복원에 도움이 되는 것을 확인했다.

최 교수는 “이번 연구는 배터리와 복잡한 전기신호 처리회로가 필요 없는 인공달팽이관을 만들 수 있는 핵심기술로, 고도 난청 환자가 정상인과 같은 청력을 가질 수 있도록 도와줄 것”이라고 말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2016-06-14 2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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