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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스 선배 그 성배, 3D프린터로 뽑아 레이저로 깎으리

존스 선배 그 성배, 3D프린터로 뽑아 레이저로 깎으리

유용하 기자
유용하 기자
입력 2022-04-17 20:30
업데이트 2022-04-18 0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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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단기술로 무장한 新고고학

존스가 널리 알린 고고학자 인상
과거엔 작업자, 요샌 공학자 비슷
3D스캐닝 등으로 건축물도 복원
AI·3D프린팅 활용해 유물 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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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인디아나 존스’는 유물을 찾아 전 세계 현장을 휘저으며 탐구하는 고고학자 이미지를 각인시켰다. 21세기 고고학자는 인공지능과 3D 프린팅 기술 등 첨단기술을 활용해 유물을 실제와 똑같이 복원해 보여 준다. 미국 사우스플로리다대 제공
영화 ‘인디아나 존스’는 유물을 찾아 전 세계 현장을 휘저으며 탐구하는 고고학자 이미지를 각인시켰다. 21세기 고고학자는 인공지능과 3D 프린팅 기술 등 첨단기술을 활용해 유물을 실제와 똑같이 복원해 보여 준다. 미국 사우스플로리다대 제공
1981년 ‘레이더스’를 시작으로 2008년 ‘크리스탈 해골의 왕국’까지 영화 ‘인디아나 존스’는 일반인에게 고고학자라는 이미지를 독특하게 각인시켰다. 페도라 모자를 눌러쓰고 낡은 크로스백을 멘 채 성궤, 성배, 누르하치 유골 등을 찾아 전 세계를 이 잡듯 뒤지고 다니는 고고학자의 모습으로. 인디아나 존스 같지는 않더라도 20세기 중반까지만 해도 고고학자들은 현장 작업자 같은 분위기가 강했다.

그러나 21세기 고고학자들은 인공위성, 컴퓨터 프로그램, 각종 실험기구에 둘러싸여 첨단 기술을 자유자재로 쓰는 과학자나 공학자의 모습에 가깝다.

독일 막스플랑크 인류사과학연구소, 영국 엑서터대 고고학과 공동 연구팀은 현장에서 발굴된 유물이나 뼈, 식물 같은 유기물을 인공지능(AI), 3D 프린팅 기술로 당시와 똑같이 복원할 수 있는 방법을 개발했다고 17일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미국 공공과학도서관에서 발행하는 국제 학술지 ‘플로스 원’ 4월 16일자에 실렸다.

인류학이나 고고학 분야에서는 유적에서 발굴된 석재, 도자기, 금속류는 물론 식물로 만든 유물과 유골을 복원해 시각적으로 표현하는 것이 중요하다. 연구자나 학생, 대중에게 과거를 현실로 가져와 보여 줄 뿐만 아니라 당시 문화나 기술 수준을 파악할 수 있게 해 주기 때문이다. 지금까지의 복원 기술은 원래 모습 그대로 재현하는 것이 쉽지 않다는 한계가 있었다.

이 때문에 디지털 사진이나 3D 스캐닝 기술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3D 스캐너는 유물을 3차원 데이터로 표현하고 이를 바탕으로 다양한 시공간의 디지털 영상을 결합할 수 있기 때문에 설계도면이 없는 건축물을 복원하는 데 최적화된 기술이다. 실제 영국 옥스퍼드대 디지털고고학연구소는 IS가 파괴한 시리아 팔미라 개선문과 벨 신전 아치 모형을 3D 스캐너 기술로 복원해 2016년 런던 트라팔가 광장에 전시하기도 했다. 문제는 실제와 비슷하게 복원하려면 비용이 많이 들고 제작 시간도 오래 걸린다는 점이다.

연구팀은 기존 3D 공간 정보와 3D 스캐닝 기술에 비디오 게임을 만드는 컴퓨터 그래픽 기술과 AI, 3D 프린팅 기술을 활용해 SOAP와 HRP라는 복원술을 개발했다. 두 기술을 쓰면 실제 크기는 아니지만 미세한 부분까지 정밀하게 복원할 수 있다.

‘작은 물체와 예술품 사진술’인 SOAP는 일반적인 디지털 사진 보정 기술과 유사한 것으로 유물의 디지털 복원을 위해 고고학자가 현장에서 사용하는 디지털 카메라의 초기 설정을 지원하는 기술이다. 현장에서 촬영한 유물 사진에 ‘고해상도 포토그램’ 기술인 HRP를 적용하면 유물의 모습을 디지털로 재구성한 뒤 3D 프린터를 통해 작은 모형으로 만드는 것까지 가능하다. 연구팀은 이번에 개발한 복원 기술을 관련 연구자들이 자유롭게 쓸 수 있게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기술을 활용하면 온라인상으로 누구나 유물을 감상할 수 있는 3D 온라인 유물 라이브러리 개발도 가능해진다. AI 기술로 단순히 박물관에 전시돼 있는 모습을 입체적으로 감상하는 것이 아니라 원래 유물이 있던 장소나 시점으로 유물을 옮겨서 감상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펠리페 로드리게스 영국 엑서터대 교수는 “고고학 같은 전통 인문학 분야에서도 과학은 상상력의 빈자리를 채워 주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며 “과거의 기술이나 문화를 영화나 사진처럼 한눈에 보여 주는 3D 프린팅 기술은 현대 고고학을 정밀 과학 수준까지 끌어올려 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용하 기자
2022-04-18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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