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경세포 사멸 막고 적혈구 과다생성 같은 부작용도 최소
추가 연구 통해 환자에 적용 가능한 치료제 개발 기대
뇌졸중 후유증 원인 알고보니...
국내 연구진이 뇌졸중이 발생했을 때 언어장애, 운동능력, 인지기능 저하 같은 후유증이 발생하는 원인을 밝혀냈다.
미국 다나파버 연구소 제공
미국 다나파버 연구소 제공
이에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뇌과학과, 계명대 의대 약리학교실 공동 연구팀은 분자모델링을 통해 생체 호르몬인 ‘에리트로포이에틴’(EPO) 구조를 변형시킨 물질을 만들어 부작용을 최소화한 뇌졸중 치료제 후보물질을 개발했다고 28일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생명과학 분야 국제학술지 ‘레독스 바이올로지’에 실렸다.
EPO는 적혈구 생성에 관여하는 호르몬으로 저산소 상태에서도 뇌를 포함한 다양한 조직에서 세포 보호 효과를 갖고 있다. 이에 많은 과학자들이 EPO나 EPO재조합체의 신경세포 보호기능을 활용한 뇌졸중 치료제 개발을 시도했지만 과도한 적혈구 생성이나 종양 유발 같은 부작용이 관찰됐다.
이에 연구팀은 분자모델링을 통해 EPO 수용체에 결합하는 EPO 핵심부위인 EPO 나선구조에 존재하는 여러 아미노산을 바꿔 다양하게 구조를 변형시켰다. 이런 방식으로 선별된 펩타이드 유사체들을 약물 후보물질로 합성해 실험한 결과 세포보호 효과를 갖고 산화스트레스에서 신경세포 보호효과를 보이는 한편 활성산소 생성을 억제하는 물질을 찾아냈다.
‘ML1-h3’로 이름 붙여진 뇌졸중 치료제 후보물질을 허혈성 뇌손상이 발생한 동물에게 투여했을 경우 신경세포 사멸을 막아 뇌손상을 억제하는 것을 발견했다. 또 적혈구 과다생성 같은 혈액학적 부작용도 관찰되지 않았다.
문제일 DGIST 뇌과학과 교수는 “이번 연구는 생체 호르몬 활성 메커니즘 이해를 바탕으로 생체 호르몬의 여러 기능을 분리해 조절하는 접근법을 통해 부작용 없는 뇌졸중 치료제를 개발할 수 있게 했다”며 “추가 연구를 통해 부작용 없는 뇌졸중 치료물질을 개발해 환자에게 적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용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