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른쪽 발목 부상에서 돌아온 롯데 주포 이대호(28)가 안정감 있는 3루 수비로 프로야구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승리에 힘을 보탰다.

　29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과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3루수로 선발 출장한 이대호는 세 차례나 좌선상을 타고 흐르는 날카로운 타구를 걷어내 1루에 정확히 송구하면서 위기에 처할 뻔한 팀을 수비로 구해냈다.

　타격 7관왕답게 4타수2안타를 때리고 2타점을 올리는 등 득점을 주도했지만 이날은 유독 수비가 더 빛났다.

　제리 로이스터 롯데 감독은 강력한 타선을 구축하고자 발 빠른 톱타자 김주찬을 1루수로,이대호를 3루수로 기용하는 라인업을 짰다.수비보다는 화끈한 공격에 치중한 셈.

　김경문 두산 감독이 이성열을 지명타자로 돌리고 수비가 좋은 임재철을 우익수로 내세운 것과 대비되는 구상이었다.

　이대호는 실책으로 점철된 롯데의 포스트시즌 악몽을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듯 초반부터 번트 안타가 가능한 타자가 나오면 3루 정상 수비 위치에서 벗어나 홈쪽으로 바짝 앞으로 다가섰고 장타로 연결될 수 있는 선상을 흐르는 타구를 막겠다는 듯 바짝 붙어섰다.

　0-0이던 1회 무사 1루에서 이대호는 고영민의 선상쪽 타구를 역동작으로 유연하게 걷어내 1루로 제대로 송구,타자를 잡았다.자칫 무사 1,2루 이상의 실점 위기를 절묘한 수비로 구해낸 것이다.

　2회 양의지의 선상 타구도 성공적으로 처리한 이대호는 7회 2사 1루에서 나온 손시헌의 선상 타구도 잡아내 1루에 길게 송구,아웃시켰다.

　3회 1사 1,3루에서는 다시 고영민의 타구를 잡은 뒤 재빨리 2루에 송구,선행 주자를 포스아웃시켰고 협살에 걸린 3루 주자 손시헌마저 3루에서 태그 아웃으로 잡아내는 기민한 플레이도 선사했다.

　로이스터 감독은 “경기 시작 전에는 이대호의 수비에 얼마나 기대를 해야 할지 몰랐지만 경기에서는 수비를 아주 잘했다.1회 선상 타구를 잘 잡아냈고 송구도 잘해 분위기를 살렸다”고 높게 평가했다.

　1패를 안은 두산이 2차전부터 특유의 기동력과 장타력을 버무려 롯데 약점으로 지적된 수비를 집중적으로 파고들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이대호가 계속 안정감 넘친 수비를 보여줄지 관심이 쏠린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