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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골 구자철 펄펄 날았다

2골 구자철 펄펄 날았다

입력 2011-01-11 00:00
업데이트 2011-01-11 0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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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축구의 ‘블루칩’ 구자철(22)이 나비처럼 날았다. 그리고 벌처럼 쐈다.

51년 만의 아시안컵 정상 탈환에 나선 한국 축구가 구자철(22)이 터뜨린 2골로 중동의 복병 바레인을 제압하고 산뜻하게 출발했다.

구자철은 11일 오전 카타르 도하에서 열린 2011 아시안컵 축구대회 바레인과 첫 경기에서 전반 40분 선제골에 이어 후반 7분 쐐기골까지 작렬해 완승을 이끌었다.

A매치 3호골과 4호골을 나란히 쏘아 올린 구자철에게 아시안컵은 첫 무대.

하지만 먼 중동 나라의 모랫바람도 한껏 물오른 구자철을 가로막지 못했다.

박주영의 예기치 않은 부상과 ‘박지성 시프트’의 실패는 구자철에겐 오히려 좋은 기회가 됐다.

조광래 대표팀 감독은 히든카드로 ‘처진 스트라이커 구자철’이라는 묘안을 끄집어냈고 구자철은 조광래 감독이 그린 그림에 절묘하게 들어맞았다.

구자철은 원톱 스트라이커로 나선 지동원보다 다소 처진 공격형 미드필더 위치에 섰지만 시종 상대 골문 앞에서 위협적인 공격을 퍼부었다.

전반 25분에는 오른쪽 코너를 돌파한 뒤 수비수 2명을 제치고 날카로운 슈팅을 때리는가 하면 29분에는 이청용의 간결한 패스를 받아 특유의 중거리 슈팅을 날려 바레인의 가슴을 쓸어내리게 했다.

구자철은 “팀이 이겨 기쁘다. 오늘 경기에서 실패할 수도 있다는 부담은 없었고 즐겁게 경기를 했다”며 “기성용, 이청용, 박지성 등과 함께 계속 이야기를 나눴고 지동원과도 움직임을 서로 맞추기 위해 노력했다. 주위에 좋은 선수들이 많아 오늘 좋은 결과가 나왔다”고 말했다.

“수비에서도 (이)영표, (이)정수 형이 뒤에서 움직임을 지시해줘 부담이 많이 없었다”는 구자철은 “두 번째 슛은 (차)두리 형이 날린 것이 들어갈 줄 알았는데 내 발에 와서 걸렸다”며 쑥스럽게 웃었다.

광저우 아시안게임 때도 대표팀 첫 골의 주인공이 됐던 구자철은 “너무 기대하면 실망할 수 있기 때문에 우승을 생각하기보다 항상 그 시간에 최선을 다하고 싶다. 선수들 모두 우승을 위해 뛰고 있어 좋은 결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구자철은 조광래 호에 승선하기 전까지만 해도 ‘홍명보의 아이들’ 중 하나에 불과했다.

2009년 이집트에서 열린 20세 이하 월드컵에서 주장 완장을 차고 5경기 모두 풀타임 활약을 펼쳐 이름을 알렸지만, 동갑내기 기성용이 2008년 A매치 데뷔골을 넣으며 스코틀랜드로 진출한 반면 유망주로 주목받던 구자철은 성인 무대에서는 좀처럼 기량을 발휘할 기회를 잡지 못했다.

하지만 다시 홍명보 감독을 따라 떠난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구자철은 자신을 ‘재발견’하게 했다.

요르단과 경기에서 두 골을 몰아쳐 한국의 4-0 완승에 앞장서는가 하면 3-4위전에서도 이란을 상대로 중거리슛으로 추격 골을 터트려 역전승의 발판을 놓아 절정에 오른 기량을 과시했다.

‘킬 패스’와 강력한 중거리 슈팅, 세트피스 킥 능력까지 두루 검증된 구자철이 조광래호에 오르는 것은 시간문제였다.

카타르 원정길을 떠난 한국 대표팀이 51년 만에 왕의 귀환길을 밟으려면 구자철의 비행은 계속돼야 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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