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윔블던 테니스] 21세 새 여제의 ‘V 눈물’

[윔블던 테니스] 21세 새 여제의 ‘V 눈물’

입력 2011-07-04 00:00
업데이트 2011-07-04 0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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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녀’ 마르티나 나브라틸로바(체코)를 동경하던 소녀가 우상과 만났다. 팬이 아닌 ‘윔블던 챔피언’으로서. 생애 첫 그랜드슬램 우승에도 덤덤하던 페트라 크비토바(8위·체코)는 ‘아이돌’과의 첫 만남에 왈칵 눈물을 쏟았다. 크비토바는 “나브라틸로바와 직접 만나서 얘기할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감격해 눈물이 나왔다.”고 했다. ‘제2의 나브라틸로바’라는 별명을 얻게 된 것도 꿈만 같다.

‘신예’ 크비토바가 윔블던테니스대회 여자단식 정상에 올랐다. 지난 2일 영국 윔블던 올잉글랜드클럽에서 열린 대회 결승에서 ‘러시아 요정’ 마리야 샤라포바(6위)를 2-0(6-3 6-4)으로 완파하며 우승상금 110만 파운드(약 18억 8000만원)를 챙겼다. 크비토바는 1990년 나브라틸로바 이후 21년 만의 왼손잡이 챔피언이자, 1998년 야나 노보트 이후 13년 만의 체코 챔피언이 됐다.

모두 샤라포바의 우세를 점쳤다. 큰 대회인 만큼 ‘경험’이 중요한 데다 결승까지 무실세트 행진을 한 샤라포바의 기세가 워낙 좋았다. 크비토바는 2008년 여자프로테니스(WTA) 투어에 뛰어들어 단식 우승 네 번을 차지했지만 이름값이나 실력 면에서 그랜드슬램 챔피언을 3번이나 차지한 샤라포바에게 뒤처졌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크비토바는 왼손잡이의 장점을 활용해 샤라포바를 좌우로 흔들며 주도권을 잡았다. 매치포인트에서는 강력한 서브에이스로 챔피언 등극을 자축했다. 2004년 이후 무려 7년 만에 윔블던 결승에 오른 샤라포바가 안간힘을 썼지만 크비토바의 패기에 눌렸다.

지난해 윔블던 4강에서 세리나 윌리엄스(25위·미국)에게 패했던 크비토바는 “지난해에는 상대가 너무 강해서 이길 수 없다고 접고 들어갔지만 이번에는 달랐다. 잘할 수 있다고 믿었다. 스스로도 놀랄 만큼 차분하게 매 포인트에 집중했다.”고 설명했다.

이로써 크비토바는 ‘춘추전국시대’가 이어지는 여자부 세대교체의 기수로 등장했다. 5개의 단식 타이틀 중 4개를 올해 차지했을 만큼 성장세가 두드러진다. 하드코트, 클레이코트, 잔디코트를 가리지 않고 우승한 ‘잡식성’인 것도 유리하다. 183㎝ 70㎏의 위풍당당한 체격에 파괴력 있는 서브를 장착했다. 바운드나 회전이 반대인 왼손잡이인 것도 강점이고, 투핸드로 잡아 치는 백핸드도 강력하다. 21세로 발전 가능성도 무궁무진하다. 윔블던 홈페이지는 “대회 개막 전 크비토바의 우승을 예상한 사람은 거의 없었지만 지금은 크비토바가 챔피언 자격이 없다고 말할 사람이 없다.”고 치켜세웠다. 새 여제의 시대가 열렸다.

조은지기자 zone4@seoul.co.kr
2011-07-04 2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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