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2018> 겨울스포츠를 키워라

<평창2018> 겨울스포츠를 키워라

입력 2011-07-07 00:00
업데이트 2011-07-07 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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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설 확충·저변 확대 급선무…외국인 선수·지도자 교류 늘려야



평창이 2018동계올림픽 유치에 성공하면서 국내 동계스포츠를 키우는 일이 시급한 과제로 떠올랐다.

안방에서 여는 올림픽이 ‘남의 잔치’로만 끝나면 개최국의 자존심이 상하는 것은 물론이고 흥행에도 악재가 될 수 있다.

한국은 2010년 밴쿠버 동계올림픽에서 금메달 6개와 은메달 6개, 동메달 2개를 따내 종합 5위에 오른 동계스포츠 강국으로 부상했지만 빙상 외에는 시상대에 서본 적이 없다.

빙상에서도 대부분 메달이 쇼트트랙에서 나올 만큼 편중 현상이 심한 상황이라 남은 7년 동안 군소 종목의 경기력을 끌어올려야 한다.

동계 스포츠를 일컬어 흔히 ‘선진국형 스포츠’라고 한다.

시간과 돈을 많이 들이고 스포츠과학을 접목해야 기량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배경에서 평창 동계올림픽을 성공적으로 치르려면 선수 육성 종합계획을 세워 종목별로 기초를 다지는 노력을 지금부터 기울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세계 수준 시설 확충 급선무 = 가장 시급한 것은 선수들이 마음껏 훈련하고 경기를 치를 수 있는 국제 수준의 시설을 갖추는 일이다.

현재 한국은 세계 최고의 경기력을 자랑하는 빙상 종목 선수들조차 편안한 시간에 안전한 곳에서 훈련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는 상황이다.

컬링이나 봅슬레이 등 군소 종목이 겪는 설움은 말할 것도 없다.

대회 개최가 확정된 만큼 이른 시일 내에 아직 확보되지 않은 경기장을 완공해야 한다.

정선 중봉에 활강과 슈퍼대회전 등을 치를 가파른 슬로프가 완공돼야 알파인 스키 선수들은 생소한 종목에도 비로소 도전해볼 기회를 얻는다.

알펜시아 경기장에 썰매 트랙이 빨리 지어져야 봅슬레이와 스켈레톤, 루지 선수들이 스타트 훈련만 하는 초보적인 상황에서 벗어나게 된다.

또 강릉에 들어설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 1곳과 쇼트트랙 경기장 1곳, 아이스하키 경기장 2곳이 완성돼야 여러 종목 선수들이 훈련 시간을 잡지 못해 서로 아쉬운 소리를 하는 광경도 사라질 수 있다.

단순히 경기장을 짓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라는 지적도 있다.

이 시설을 선수들이 마음 놓고 이용할 수 있도록 개방하고 철저히 관리해야만 경기력 향상으로 직결된다고 동계 체육인들은 강조한다.

실제로 한때 바이애슬론이나 스키점프 선수들은 다른 행사에 경기장을 양보해야 하는 사례가 비일비재했다.

또 지리적으로 수도권에서 떨어져 있는 만큼 손쉽게 경기장에 접근할 수 있도록 교통 시설을 보완해야 한다.

경기장뿐만 아니라 주변에 의료 및 회복시설과 기초체력훈련을 할 수 있는 환경을 제대로 갖춰야 함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학교체육·상비군 육성 통해 저변 확대해야 = 시설 확충과 맞물려 선수층을 두텁게 만드는 작업도 중요한 과제로 꼽힌다.

대다수 동계스포츠는 그동안 비인기 종목 신세를 면치 못했기 때문에 그만큼 선수 수급에도 어려움을 겪어 왔다.

운동신경이 좋은 유망주들이 어린 시절 인기 종목으로 빠져나가는 통에 애초부터 좋은 선수를 확보하기조차 쉽지 않은 것이 한국 동계스포츠의 현실이다.

우선 학교 체육이 동계스포츠까지 외연을 넓히는 작업이 필요하다.

그동안 봅슬레이나 바이애슬론, 컬링 등은 물론이고 상대적으로 인지도가 높은 스키 종목도 학교 체육에서는 큰 주목을 받지 못했다.

지리적 제한이 크다 보니 강원도나 전북 등 산간지역 학교만 선수 수급의 ‘병참’ 노릇을 했다.

강원도에 세계 수준의 경기장이 들어서고 교통 사정도 원활해진다면 수도권을 비롯한 다른 지역 학교에서도 동계스포츠가 뿌리를 내릴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여기서 배출되는 선수들은 2018년 동계올림픽은 물론이고 그 이후로도 한국 동계스포츠를 이끌 인재로 성장할 수 있다.

그렇게 되려면 ‘실업자’를 양산하는 구조인 아이스하키나 빙상 등에서 실업팀을 더 만들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제언이다.

아이스하키는 한·중·일 3개국이 겨루는 아시아리그가 활성화돼 있는 만큼 여기에 투자가 이뤄진다면 실력 향상을 기대할 수 있다.

또 종목별로 일부 국가대표 선수들만 길러낼 것이 아니라 두터운 상비군 체제를 갖춰야 한다는 주장도 설득력을 얻는다.

각 종목은 평창 유치 이후 꿈나무-청소년-국가대표 후보-국가대표 등 4단계나 3단계 체제로 선수 육성 시스템을 갖출 계획을 세워 두고 있다.

한두 명의 뛰어난 선수를 키우는 것도 중요하지만 원활한 세대교체의 틀을 만들고 선수들의 경쟁심을 자극하는 것이 전체 경쟁력을 높이는 데 효율적이라는 판단에서다.

2010 밴쿠버 동계올림픽에서 스피드스케이팅 대표팀 감독을 맡아 ‘빙속 신화’를 지휘했던 김관규 대한빙상경기연맹 전무는 “앞으로 해야 할 일은 ‘신화의 재현’이 아니라 전체 수준을 끌어올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외국인 선수·지도자 교류 활성화해야 = 이렇게 좋은 자원을 확보하고 나면 이들의 실력을 세계 수준으로 끌어올려 줄 ‘길잡이’가 필요하다.

동계스포츠는 전문적인 기술이 중요한 종목이 많아 선진국과 후진국의 경기력 격차가 심한 편이다.

그래서 자주 전지훈련을 내보내면서 선진국 선수들을 보고 배울 기회를 마련해야 한다.

동시에 적극적으로 외국인 지도자와 전문가들을 받아들이는 방안도 고민해야 한다.

스키나 바이애슬론 등에서 코치는 물론이고 기록에 큰 영향을 주는 왁싱 기술자들을 불러들여 비법을 전수받는 것이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아이스하키도 아시아리그에서 더 적극적으로 일본과 교류하면서 북미나 유럽 쪽으로 눈을 돌리는 방법이 있다.

한라에서 뛰는 알렉스 김의 사례처럼 북미에서 꿈을 키우는 한국계 선수들에게 한국 아이스하키 진출 가능성을 타진한다면 단기간에 더 나은 성과를 거둘 수 있다.

또 경기장을 세팅하는 아이스메이커의 영향력이 큰 컬링에서는 외국에서 유학 중인 한국인 아이스메이커들에게 일자리를 주면서 세계적으로 커 나갈 기회를 마련해 주는 것이 중요하다.

다만 해외 전지훈련이나 외국인 전문가를 초빙하는 일은 오히려 선수들을 혼란스럽게 만드는 ‘양날의 칼’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세심한 관리가 필요하다.

2011년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를 유치한 이후 경기력 향상을 위해 집중적인 투자를 감행한 육상의 사례가 교훈이 될 수도 있다.

대한육상경기연맹은 외국에 전지훈련을 떠날 때 현지 선수들과 함께 뛰고 경기에도 출전하도록 철저한 사전 계획을 짜도록 하고 있다.

외국에서도 계속 한국에 훈련 상황을 보고하도록 시스템을 구축해 성과 관리에도 주의를 기울인다.

외국인 지도자를 초빙했을 때도 기간별로 목표를 잡고 진척 정도를 주기적으로 발표하도록 강제해 허점을 줄이려 애쓴다.

또 이들이 가르친 내용을 모두 기록으로 남겨 기초적인 훈련부터 고급 과정까지 국내 지도자들이 활용할 방법을 마련했다.

대한육상경기연맹 서상택 기획·홍보이사는 “외국인 지도자가 몇몇 선수만 가르쳐 놓고 떠나도록 해서는 안 된다”며 “종목 발전에 밑거름이 되도록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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