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김광현 올 시즌 왜 부진한가 했더니…

SK 김광현 올 시즌 왜 부진한가 했더니…

입력 2011-07-20 00:00
업데이트 2011-07-20 0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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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마에 불안감까지 겹쳐… 투구 밸런스 ‘와르르’

김광현에겐 도대체 무슨 일이 벌어졌던 걸까. 시즌 초부터 부진했다. 지난달 24일엔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올 시즌 두 번째다. 2군에 내려간 뒤에도 투구 연습은 안 했다. 몸 만들기에만 주력했다. 지금은 일본 후쿠오카 베이스볼 클리닉에서 근력과 유연성 강화 훈련을 하고 있다. 부진에 대한 분석은 분분했지만 정확한 답은 없었다. SK 김성근 감독은 “밸런스가 문제”라고 했었다. 여기에 힌트가 있다. 결국 지난해 갑자기 찾아온 뇌경색이 장기적으로 영향을 미쳤다. 신체와 정신, 양쪽 밸런스 모두에 미묘하게 작용했다.

●투수의 신체는 민감하다

투수는 기본적으로 예민하다. 투구 메커니즘이라는 게 그렇게 생겨 먹었다. 한 발 끝으로 온 체중을 지탱하고 몸 전체를 회전시킨다. 앞으로 넘어지듯 움직이면서 손가락 끝으로 공을 조절한다. 위태위태한 작업이다. 아주 미세한 흔들림으로도 밸런스는 무너진다. 올 시즌 김광현을 보자. 전문가들은 김광현 밸런스의 여러 지점을 지적했다. “키킹 동작이 약해졌다. 상·하체 중심이동이 좋지 않다. 팔에 힘이 너무 들어간다.”고 했다.

왜 그랬을까. 원인은 복합적이었다. 의료진은 “한 번 마비가 왔던 몸과 오지 않은 몸은 엄밀하게 말해 다른 몸”이라고 했다. 지난해 10월 김광현은 안면이 아니라 상반신 오른쪽이 마비됐었다. 이후 스스로 오른쪽과 왼쪽 균형에 미묘한 차이를 느꼈을 수 있다. 실제 김광현은 공수 교대 때 혼자 투구 자세를 잡아 보는 모습을 여러 차례 보여 줬다. 몸에 익은 자세가 마음먹은 대로 안 나올 때 보이는 행동이다. 자신의 투구 자세에 약간의 위화감이 있다는 얘기다. 실제 운동 능력에 문제가 없더라도 이러면 밸런스에 미묘한 영향이 간다. 완벽한 투구를 하기 힘들다. 거기에다 뇌경색 이후 훈련량이 적었다. 실전 적응력과 제구력이 떨어졌다. 기본적으로 김광현이 경기 운영 능력이 그리 뛰어난 투수는 아니란 걸 감안하면 부진할 수밖에 없는 조건이다.

●신체가 정신에 영향을 미치다

올 시즌 마운드에서 김광현은 특징이 있었다. 표정이 좋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이전에 당당했던 김광현의 모습이 아니다. 심리적인 부담이 커 보인다.”고 했다. 역시 여러 가지 분석이 나왔다. 어린 나이에 얻은 에이스라는 수식어. 전지훈련을 정상적으로 소화하지 못해 구위가 떨어진 점. 시범경기 때부터 통타당하면서 사라진 자신감 등이 원인으로 꼽혔다. 일단 다 맞는 말로 보인다. 그러나 하나를 추가해야 한다. 뇌경색 경험 뒤 마음속 깊이 자리 잡은 불안감.

현재 김광현의 운동 능력에는 전혀 문제가 없다. 한 의료인은 “관리만 잘하면 된다. 정상적으로 운동선수 생활을 계속할 수 있다.”고 했다. 그러나 재발의 위험이 완전히 없는 건 아니다. 현재도, 앞으로도 처방받은 약물을 꾸준히 복용해야 한다. 투수의 멘털은 작은 것에도 민감하다. “내가 아프기 전처럼 잘 던질 수 있을까. 혹시라도 재발하진 않을까.” 하는 식으로 생각이 많아지면 구위에도 영향을 미친다. 마운드에선 생각을 줄여야 하는데 그게 안 됐다.

여러 가지가 복합적으로 얽혔다. 주변의 기대는 큰데, 시즌 초부터 경기는 잘 안 풀렸다. 이닝이터가 돼야 한다는 책임감과 에이스로서 자각은 부담감으로 다가왔다. 그러면서도 자신의 몸 상태에 대한 확신이 없었다. 훈련량이 부족해 구위도 저하됐다. 머릿속이 복잡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결국 이런 것들이 마운드에서 자신감 결여로 이어졌다.

박창규기자 nada@seoul.co.kr

2011-07-20 2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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