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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LB우승 명장 토니 라루사 은퇴 선언

MLB우승 명장 토니 라루사 은퇴 선언

입력 2011-11-01 00:00
업데이트 2011-11-01 0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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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월드시리즈에서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를 통산 11번째 우승으로 이끈 명장 토니 라루사(67)가 은퇴를 선언했다고 AP통신이 1일 보도했다.

라루사의 전격적인 은퇴 선언은 월드시리즈에서 텍사스 레인저스와 7차전까지 가는 접전 끝에 드라마와 같은 우승을 거둔 지 사흘 만에 나왔다.

라루사는 이날 미국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의 부시 스타디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금이 바로 끝낼 시간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34세인 1979년 시카고 화이트삭스를 시작으로 감독 생활을 시작한 라루사는 올해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를 이끌고 생애 통산 세 번째 월드시리즈 우승을 차지했다.

세인트루이스는 8월25일까지만 해도 와일드카드 선두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에 10경기 반 차로 뒤져 있었다. 포스트 시즌 진출조차 불가능해 보였다.

하지만 세인트루이스는 9월8일 이후 12승2패로 고공비행하면서 결국 정규시즌 마지막 날 극적으로 와일드카드를 거머쥐었다.

이후 디비전시리즈에서 메이저리그 최고 승률 팀 필라델피아를 물리쳤고 챔피언십시리즈에서는 밀워키를 꺾었다.

월드시리즈에서는 2승3패까지 뒤지다 역전 우승을 거둔 역대 19번째 팀이 됐다.

이러한 각본 없는 드라마를 쓴 작가는 당대 최고의 명장으로 불린 토니 라루사였다.

통산 2천728승(2천365패)를 거둔 라루사는 역대 메이저리그 감독 중 코니 맥(3천731승), 존 맥그로(2천763승)에 이어 최다승 3위로 은퇴한다.

소속팀을 월드시리즈 정상으로 이끈 이후에 곧바로 은퇴를 선언한 감독은 라루사가 유일하다고 스포츠통계회사인 ‘스태츠’의 자료를 인용해 통신은 전했다.

라루사는 “개인적으로 애착을 느끼는 부분이 있긴 하지만 기분이 좋다”며 “이것이 올바른 결정이라는 생각 때문에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라루사는 이미 8월 하순께 존 모제리악 단장을 비롯한 구단 관계자들에게 자신의 은퇴 의사를 전달했다.

공교롭게도 당시 세인트루이스는 와일드카드 선두인 애틀랜타에 크게 뒤져 포스트 시즌 진출 가능성이 거의 없다고 받아들여지던 때였다.

하지만 라루사는 그저 이제는 떠날 때가 됐다는 생각에 은퇴를 논의했으며 팀 성적과 은퇴 결정 타이밍은 단지 우연의 일치였을 뿐이라고 설명했다.

기자 회견 내내 냉정함을 잃지 않던 라루사는 자신의 아내에 대한 감사의 뜻을 표하면서는 감정이 북받치는 듯 잠시 말을 잇지 못했다.

라루사는 “간혹 다 큰 사람들도 운다”며 “그런 사람들이 나를 울리기도 했기 때문에 나는 그런 것을 좋아했다”고 농담을 했다.

그는 다시 감독직을 맡을 생각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단호하게 “없다”고 말했다.

그는 단장도 할 생각이 없지만, 장래에는 야구와 관련된 다른 일을 할 수도 있다며 여운을 남겼다. “책 가게를 열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세인트루이스의 에이스 크리스 카펜터는 전날 우승 축하 행사를 마친 뒤 라루사가 모제리악 단장과 빌 드위트 주니어 구단주, 선수들을 소집해 은퇴 은사를 전했다고 밝혔다.

카펜터는 “모든 이들이 놀라고 충격을 받았다. 내가 기억하기에는 거기에 있던 모든 이들이 나가는 길에 라루사와 진한 포옹을 나눴다”고 말했다.

그는 라루사가 외적으로는 보이는 것과 실제 모습을 많이 달랐다며 특히 유머감각이 뛰어났다고 말했다. 또한 항상 선수들이 최상의 상태에서 경기할 수 있도록 이끌어줬다고 했다.

라루사가 세인트루이스 감독으로 취임한 것은 지난 1995년 10월이었다.

그의 지도력은 곧바로 위력을 발휘했다. 라루사는 이듬해인 1996년부터 올해까지 감독 재임 기간 16년 동안 세인트루이스를 9차례나 포스트 시즌 무대로 올려놓았다.

올해 텍사스와의 월드시리즈 6차전에서는 한 경기에서 무려 5번이나 뒤진 경기를 6번째 역전으로 끌어내는 월드시리즈 사상 최고의 드라마를 연출하기도 했다.

라루사가 팀을 성공적으로 이끈 덕에 그의 재임 기간 16년 중 13년간 홈구장에는 300만명의 관중이 찾았다.

라루사는 통산 2천728승 가운데 1천408승을 세인트루이스에서 거뒀다.

또 한 시즌만 더 뛰면 존 맥그로를 추월해 감독 다승 2위에 오를 수도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나도 그런 걸 알고 있지만 만약 그런 기록 때문에 복귀한다면 나 스스로 행복하지 않을 것”이라고 답변했다.

라루사의 은퇴 선언을 전해 들은 워싱턴 내셔널스의 데이비 존스(68) 감독은 “떠날 시기를 잘 선택한 것 같다”며 그의 결정에 경의를 표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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