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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 퍼터’로 마스터스행 티켓

‘어머니 퍼터’로 마스터스행 티켓

입력 2013-04-02 00:00
업데이트 2013-04-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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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인츠, 셸휴스턴 오픈 우승

어머니가 쓰던 퍼터가 해리 포터의 마술 빗자루였을까. D A 포인츠(미국)가 미프로골프(PGA) 투어 셸휴스턴오픈 4라운드에서 어머니의 옛날 퍼터를 타고 오거스타로 날아갈 준비를 마쳤다.

포인츠는 1일 미국 텍사스주 험블의 레드스톤골프장(파72·7457야드)에서 열린 대회 마지막 날 보기 없이 버디 6개를 잡아내 6언더파 66타를 쳤다. 최종합계 16언더파 272타를 적어낸 포인츠는 2011년 AT&T 페블비치 내셔널프로암 대회 이후 2년 만에 PGA 통산 두 번째 우승의 감격을 누렸다. 무엇보다 포인츠는 또 다음 주 개막하는 시즌 첫 메이저대회인 마스터스 출전권도 6년 연속으로 확보했다. 대회 이전까지의 랭킹은 53위였지만 포인츠는 이날 우승으로 출전 기준인 50위 안에 넉넉하게 들었다.

올 시즌 9차례 대회를 치르는 동안 7차례나 컷에서 탈락했을 정도로 포인츠의 경기력은 엉망이었고, 그중에서도 퍼트는 홀당 개수가 152위에 불과할 정도로 최악이었다. 궁여지책 끝에 포인츠는 10년 이상 차고에 처박혀 있던 어머니의 퍼터를 캐디백에 넣고 이번 대회에 나섰다. 주니어 시절인 10살 즈음부터 어머니로부터 빌려쓰던 ‘PING’ 제품이었다. 포인츠는 이 퍼터에 납을 붙여 헤드 무게를 늘린 뒤 대회에 들고 나왔고, 효과는 만점이었다. 1라운드 보기는 단 1개로 막은 반면, 무려 9개의 버디를 뽑아냈다.

2라운드 1개에 그치고 다음 날 3개로 늘린 버디는 마지막 날 어머니의 힘이 보태진 듯 다시 6개로 대폭 늘어났다. 14번홀까지 보기 없이 6타를 줄여 우승을 향해 순항하던 포인츠는 갑작스러운 폭우로 경기가 중단되는 바람에 2시간 30분을 기다려야 했다. 경기가 재개된 뒤 파 행진을 이어가며 1타차 단독 선두를 지킨 포인츠는 18번홀(파4) 두 번째 샷이 그린 오른쪽 러프에 걸리는 위기를 맞았다. 어프로치샷도 짧아 홀까지 4m가 넘는 파퍼트만 남겨 놓은 상황. 그런데 여기서 어머니의 퍼터가 마지막으로 다시 빛을 발했다. 1타 뒤진 헨릭 스텐손(스웨덴), 빌리 호셀(미국) 등 2위 그룹 선수들이 회심의 미소를 짓고 연장전을 기대하는 순간, 포인츠의 파퍼트는 거짓말처럼 홀 안으로 사라졌다. 포인츠는 시상대에서 “어머니는 아마 그 퍼터를 돌려받지 않으실 것 같다. 그냥 내 손에 있길 원하실 것”이라고 말했다.

세계랭킹 2위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가 2타를 줄이는 데 그쳐 공동 45위(4언더파 284타)로 대회를 마쳤고, 한국 선수 중에는 박진(34)이 공동 31위(6언더파 282타)로 가장 성적이 좋았다.

최병규 기자 cbk91065@seoul.co.kr

2013-04-02 2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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